‘본인부담상한제’ 제도 허점 파고든 보험사, 피해자는 ‘울먹’
‘본인부담상한제’ 제도 허점 파고든 보험사, 피해자는 ‘울먹’
  • 황양택 기자
  • 승인 2020.06.19 08:55
  • 수정 2020.06.1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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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부담상한제, 본인 부담 초과액 다음해 8월에 환급 "가계 부담 감소"
청와대 청원자 "해당 제도 명분으로 보험사가 통원의료비 지급 거절"
공단 측 "보험사에서 상한액 미리 추정...보험금 삭감하거나 감액" 지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마련한 ‘본인부담상한제’ 제도의 허점 속에서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상황을 해석하면서 환자가 보험료 지급을 제때 받지 못하고 치료에 차질이 생겨 논란이다.

19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 한 청원자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데 심할 때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 직장도 다니지 못하고 생계유지가 힘들다”면서 “다행히 지난 2009년에 가입한 실비가 있어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청원자는 “그런데 보험사에서 통원의료비 지급거절 통보를 받아 이제는 치료도 못 받게 됐다”며 그 배경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상한제’와 이를 이용한 보험사 행태를 꼽았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에 따른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급여, 선택진료비 등을 제외한 가입자의 본인부담금 총액이 소득수준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경우 그 초과금액을 공단에서 부담하는 제도로, 사전급여와 사후환급으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다.

이때 개인별 상한액은 가입자의 전년도 보험료 연말정산 고지(4월말)와 소득세 신고(5월말)가 끝나고 난 8월경 연평균 보험료를 산출해 결정한다. 2019년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은 그 다음해인 2020년 8월 말에 일괄 환급하는 방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소득 수준은 진료연도에 가입자가 부담한 연평균 보험료 부담 수준을 기준으로 정하며 ▲보험료 부담수준은 직역(지역가입자 및 직장가입자)별로 가입자가 부담한 연평균 건강보험료를 10분위로 나눠 상한액을 적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원자는 “본인부담상한제 제도에 따라 자신의 소득이 높은 사람(10분위) 기준으로 580만원 이상 의료비가 발생하면 이 부분까지만 민간 실비보험사에서 지급해 주고 이후 사용한 의료비에 대해서는 내년 8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본인이 받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에서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잡아 현재까지 사용한 의료비 중 350만원(8분위)까지 지급했으며 이제는 본인 돈으로 치료받고 이후 공단에서 환급 받으라고 한다”며 “당장 수입도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돈이 있어야 치료를 받고 내년에 공단으로부터 환급도 받을 수 있겠지만 하루 살기도 벅찬 사람은 정부나 보험사에서 죽으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보험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일단 치료를 받게 해주면 이후 내년에 공단으로부터 환급 받은 금액을 다시 되돌려 주겠다고 했으나 이 마저도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게 청원자의 설명이다.

청원자는 “본인부담상한제는 국민의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인데, 정말 중대한 질환 상황에서는 보장을 못 받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로 힘든 시국에서 이런 제도 때문에 당장 치료가 필요한 국민이 돈이 없어 실비보험이 있음에도 치료를 못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보험사들이 본인부담상한제를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해석해 실손 보험금을 감액 지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료 상한은 완전 정산이 끝나고 다음해 8월이 돼야 가입자별로 상한액이 결정되고 부담액과 환급액이 결정되는 것인데, 그전에 보험사 측에서 미리 짐작하고 추정해 실손보험금에서 지급해야 할 것을 삭감하거나 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실손보험 가입·수령 여부와 상관없이 상한액 초과 부분에 대해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실손에 있는 약관 기준에 따라 치료비나 관련 내용들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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