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프리즘] 한남3구역서 ‘석패’한 대림산업, 클린 경쟁의 모범을 남기다
[WIKI프리즘] 한남3구역서 ‘석패’한 대림산업, 클린 경쟁의 모범을 남기다
  • 박순원 기자
  • 기사승인 2020-06-24 14:21:31
  • 최종수정 2020.06.24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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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배원복 대표이사
대림산업 배원복 대표이사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지인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레이스가 지난 21일 끝이 났다.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레이스는 정부의 규제와 감시 속에 ‘입찰 무효화’ 등 격랑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조합은 이를 잘 추스르고 시공사 선정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대림산업이 한남3구역에서 보여온 ‘클린 경쟁’ 기조는 특히 돋보였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과열될 조짐을 보일만한 여러 순간마다 클린 경쟁 기조를 발휘했고, 수주전 막판엔 ‘트위스터 타워’ 등 대림만의 설계를 조합원들 기억에 남기며 조용히 퇴장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5816가구 등을 조성하는 재개발 사업으로 총사업비 약 7조원이 걸린 초대형 규모의 재개발 단지다. 이 단지는 총 사업비 규모가 워낙 크고 공사 난이도가 높은 탓에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서 시공능력이 가장 좋은 건설사들만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해 건설 3사는 뛰어난 조경능력과 이주비 무이자 지원, 단지 내 임대주택 0개, 3.3m²당 분양가 7200만원 보장 등의 이색 조건을 선보였다. 하지만 건설 3사의 이런 제안들은 국토부로부터 도정법 위반 논란 등에 휘말리게 됐고, 같은 해 11월 개별 홍보전이 과열되면서 서울시로부터 ‘입찰 무효화’ 조치를 받게 됐다.

대림산업의 클린 홍보 기조가 발휘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입찰화 무효 직후, 현장에서 OS(외주 홍보직원)요원을 모두 철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건설 3사의 개별홍보전이 입찰 무효화의 주 이유로 지적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대림산업의 이런 조치는 회사가 언론에 알리지 않은 까닭에 조합 내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고 조용히 진행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한남3구역 입찰 무효화 직후 회사 내부적으로 ‘클린 수주’ 기조를 강화하자는 내부 지침이 있었다”면서 “언론홍보 강화보단 사업 진행이 빨리되게 끔 진행하는게 조합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림의 조치 이후 한 경쟁사도 OS 요원 철수 조치를 단행했는데, 당시 이 건설사는 ‘이런 조치를 단행한다’는 내용으로 조합원들 개개인에게 알림 문자를 돌린 탓에 ‘개별홍보’ 사례로 신고되기도 했다. 한남3구역 조합은 시공사의 조합원 개별 접촉을 극히 제한해 단순 문자 전송에 대해서도 주의 조치를 내렸다.

서울시가 한남3구역 홍보전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운영한 현장신고센터에서도 대림산업과 관련한 내용은 신고로 접수되지 않았다. 당시 경쟁사의 경우 SNS 홍보·마스크 배포·문자 접촉 등의 사례가 개별홍보 건으로 신고 접수됐고, 이 중 몇 가지 사례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림산업이 한남3구역에 제안했던 '아크로 한남'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 조합원]
대림산업이 한남3구역에 제안했던 '아크로 한남'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 조합원]

대림으로선 억울할 만한 판정도 몇 번 있었다. 수주전 막판 조합이 대림산업 단지 CG와 조감도를 ‘과장 홍보’로 판단해 경고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CG나 조감도 자체가 시공사가 제안한 설계의 특징을 부각해 만들어 지는 것인데, 이를 단순히 ‘과장 됐다’고 명기해 경고를 부여하는 것은 여러 오해를 유발하게 될 수 있다. 실제 조합은 이미 결정된 경고 조치 사안에 대해 이틀간 설명·공표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 사이 ‘과장 홍보’가 잘못된 것인지 ‘트위스터 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를 놓고 분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조합의 막판 조치가 실제 조합원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상대적 열세로 보였던 한남3구역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낸 것 같다”면서 “수주전 막판에 설계 논란이 발생되지 않았다면 결과가 뒤바뀌게 됐을 수도 있었겠다”고 말했다.

이번 모든 과정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재개발 사업지에서도 클린 홍보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남3구역 수주전을 통해 대림산업만의 설계와 ‘아크로’ 브랜드 위상을 조합원 마음에 새기게 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ssu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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