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보툴리눔 톡신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1호 제품 ‘메디톡신’과 메디톡신 바이오시밀러 ‘나보타’ 얘기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아시아 시장으로 보폭을 크게 넓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허가 취소로 국내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2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최근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로부터 나보타의 미간 주름 적응증에 대해 품목허가를 획득, 올해 하반기 중 대만 현지에 나보타를 발매할 예정이다.
대만은 미용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국가 중 하나로, 이번 허가를 통해 중화권 미용성형시장에서 나보타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나보타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태국·필리핀·베트남·인도에서 발매됐고, 지난 12월 인도네시아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사업본부장은 “대만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용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자, 중국 진출을 대비해 성공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이 자체 제조한 나보타는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 52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 약 80개국에서 판매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그러나 메디톡신은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2006년 허가 후 14년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등 3개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메디톡신은 전체 메디톡스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이다.
식약처는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생산과정에서 무허가 원액 사용하고도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고, 제품의 품질 등을 확인한 역가 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났을 때도 적합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신의 퇴출은 미국에서도 진행중인 양사의 소송전에도 메디톡스 측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다음 달 6일(현지시간) 양사의 분쟁에 대한 예비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ITC는 당초 지난 5일 예비판정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대웅제약으로부터 추가 서류를 받기로 하고 이에 대한 검토를 위해 예비판정일을 약 한 달 정도 미루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국내에서 무허가 원액을 사용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을 제조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사실 등을 ITC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보고 지난해 1월 미국 ITC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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