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펀딩은 어쩌다 사기업체가 됐나... '혁신금융' 평가받은 P2P 대출의 민낯
팝펀딩은 어쩌다 사기업체가 됐나... '혁신금융' 평가받은 P2P 대출의 민낯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0-07-02 17:10:16
  • 최종수정 2020.07.02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피해 투자자들 법적대응
"차주 명단과 대출·상환 이력 허위... 연체율도 조작 의심"
수사 결과 투자금으로 돌려막기·펀드 자금 유용 정황 포착
투자자 보호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 오는 8월 27일 시행
시행 앞두고 P2P 업체 241곳 연체율 16.6%로 최고치 기록
29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열린 한국투자 팝펀딩 환매중단 피해 관련 검찰고소 기자회견에서 팝펀딩 펀드 피해 투자자들이 한국투자증권, 자비스자산운용, 헤이스팅스자산운용에 대한 고소장 접수에 앞서 피해 보상 및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열린 한국투자 팝펀딩 환매중단 피해 관련 검찰고소 기자회견에서 팝펀딩 펀드 피해 투자자들이 한국투자증권, 자비스자산운용, 헤이스팅스자산운용에 대한 고소장 접수에 앞서 피해 보상 및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인간 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과 연계된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가입 당시 설명한 수준의 담보가 확보되지 않았고 연체율이 조작됐다는 주장인데, 금융당국은 P2P 대출업체의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일 P2P 대출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자비스팝펀딩·헤이스팅스팝펀딩 환매연체 피해자 대책위'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 운용사인 자비스자산운용·헤이스팅스자산운용, 팝펀딩 관계자 등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고 발표했다.

대책위는 "안정적으로 담보를 확보한다는 설명과 달리 부실 대출, 담보물 횡령 등으로 인해 펀드 가입 당시 설명한 수준의 담보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투자제안서 등을 통해 제시한 대출채권의 일부 차주 명단과 차주의 대출·상환 이력도 허위였다"고 주장했다.

2007년 설립된 팝펀딩은 P2P 대출업체의 시초로서 홈쇼핑이나 오픈마켓 판매업체(벤더) 등 중소기업의 재고 자산 등을 담보로 잡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려주는 동산담보 대출을 취급해왔다. 

팝펀딩은 지난해 11월 IBK기업은행과 제휴해 온라인쇼핑 판매자의 재고자산을 평가해 이를 기반으로 중저금리 운영자금 연계대출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전용 동산 담보 연계 대출'을 출시했다. 이는 팝펀딩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의 재고 자산을 평가하고 보관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기업은행이 총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1곳당 최대 5억원씩 500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 대출 상품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6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파주에 있는 팝펀딩 물류창고를 방문해 팝펀딩과 같은 동산금융 혁신 사례가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팝펀딩의 대출 취급 실태를 검사해 사기 혐의를 적발했고 지난 2월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 결과 담보대출 만기 시점마다 다른 펀드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고 펀드 자금을 유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P2P 대출 통계 사이트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팝펀딩의 연체율은 2일 기준 96.58%로 전년 동일 대비(0.52%) 96.06% 포인트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작년 5월 말 기준으로 팝펀딩의 대출액 연체율이 1.09%라고 설명했으나, 이는 조작된 수치로 파악된다"며 "이러한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부정거래행위와 부당권유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파주 팝펀딩 물류창고에서 혁신금융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혁신사례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파주 팝펀딩 물류창고에서 혁신금융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혁신사례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들이 주로 취급하는 P2P 부동산 소액투자 상품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더불어 2030세대의 주력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토스·카카오페이 등의 핀테크 앱에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해당 투자 상품은 연 8% 이상의 금리를 제공한다는 문구로 젊은 층의 ‘짠테크족(짠돌이+재테크)’들을 끌어모았다. 모바일 서비스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인만큼 쉽고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2P 금융업계는 최근 3~4년 사이에 가파르게 성장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기준 국내 P2P금융업체는 241개이며, 누적대출액은 약 10조3251억원이다. 대출잔액은 2조3292억원으로 지난 3월에 비해 약간 줄긴 했지만 2015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등재된 44개 P2P 업체의 누적 대출액은 2일 기준 7조3107억원으로 4년 전인 1조525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연체율도 늘어나 P2P 업체 241곳의 평균 연체율은 16.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말 15.8%에서 0.8% 오른 수치다. 연체율은 2017년 5.4%에서 작년 말 11.4%로 뛰었고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쳐 15%대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금융위는 지난 3월 "P2P 금융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라면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최대 투자 한도를 5000만에서 3000만원으로 축소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고수익을 제공하는 P2P대출 투자는 일반적으로 고위험 상품이므로 소액으로 분산투자하여 만기 미상환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며 "부동산 대출 투자시 담보물건, 채권순위, 담보권 행사방식 등 투자조건을 상세히 살펴보고 필요시 업체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현장 방문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세계 최초로 오는 8월 27일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이하 P2P금융법)을 시행한다. 해당 법안에는 기존 금융업 수준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경우에만 P2P업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P2P업체들의 영업·재무현황 및 지배구조 등을 분기별로 감독기관에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있다. P2P 금융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공시·관리 의무 부여를 통해 투자자 피해 사례를 최대한 막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온투법 시행을 앞두고 고수익‧높은 리워드 등을 내세워 과도한 투자 이벤트를 실시하는 P2P업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P2P업체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현장검사를 강화하고, 허위상품 및 허위공시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등의 사기‧횡령 혐의가 있을 경우에는 수사기관 통보 등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P2P 플랫폼업체는 현재 금융관련법상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니므로 감독 및 검사 대상이 될 수 없다”라며 “금감원에서 조치할 수는 없지만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