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분기 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가전의 명가’답게 2분기 실적도 신가전과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생활가전과 TV사업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의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9%, 24.4% 감소했다. 그러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치 전망)가 각각 13조1266억원, 4058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매출은 컨센서스를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예상과 달리 컨센서스를 약 1000억원 상회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여파에 북미, 유럽 등 해외 유통망과 생산 기지가 셧다운 되면서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부와 TV를 맡고 있는 HE사업부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국내외 유통이 정상화되고 각국에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급격히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는 등 수요 회복을 알리는 사인이 곳곳에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오프라인 매장 폐쇄 등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축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전에서는 스타일러,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신가전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위생 가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H&A사업부는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TV는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스포츠 특수가 사라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OLED,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성 제고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부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의 경우 2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VS사업부는 코로나19으로 인한 부진이 가장 심각했던 완성차 업체들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매출 차질이 큰 상황이다. 특히 LG전자의 VS사업부는 유럽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업계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다만 MC사업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폭을 절반 이상 줄이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비용 효율화,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 확대,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등의 새로운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신제품 ‘LG 벨벳’이 전작들과 달리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것 또한 긍정적인 요인이다. 

B2B(기업 간 거래)를 이끄는 BS사업부는 재택근무, 원격 수업 등 비대면 문화 확산의 수혜를 입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는 코로나19 안정화를 기반으로 한 소비심리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생활가전과 TV사업 실적이 주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MC사업부의 흑자전환에도 속도가 붙으며 호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0326@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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