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판결' 두고 韓 사법부 향한 각계 비판 쏟아져
'손정우 판결' 두고 韓 사법부 향한 각계 비판 쏟아져
  • 유경아 기자
  • 승인 2020.07.08 10:07
  • 수정 2020.07.08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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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네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이 법원아"
성범죄자 신상 폭로 사이트 '디지털교도소'에도 갇힌 재판부
정치권 "사법부 스스로 국민 불신 자초"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한 법원 결정에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이 7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한 법원 결정에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이 7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교도소행(行)’을 불허하면서 한국 사법부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는 지난 7일 SNS를 통해 손정우 관련 재판부의 이번 판결을 정면 비판했다. 서 검사는 “결정문을 보시라. 두 눈 부릅뜨고 보시라. 네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한 글자도 안 맞아! 이 법원아”라고 말했다.

이어 “머리를 쥐어뜯으며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보호대책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설마 그럴 리가”라며 “우리나라에서 터무니없는 판결을 받은 자를 미국으로라도 보내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해달라고 국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것에 최소한 부끄러움이라도 느꼈어야지. 그럴 리가”라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는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범죄인 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다”라면서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N번방’, ‘박사방’ 등 온라인 성범죄 사건 관련 피의자들의 신상 정보를 여과 없이 공개하는 사이트 ‘디지털 교도소’에도 손정우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현재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에는 ‘향정신성 식물 솜방망이’라는 제목으로 식물의 사진을 올리고 "판사를 공범으로 만드는 향정신성 식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글에는 손정우의 미국 송환 불허 판결을 내린 서울고등법원 강영수 부장판사를 비롯한 판사들의 신상정보와 판결 관련 언론 보도 내용 등이 함께 링크 돼 있다.

[사진='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캡처]
[사진='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캡처]

이 사이트 관리자 A씨는 재판부에 대해 '피해자'라고 비꼬기도 했다. A씨는 "(솜방망이과 동식물이) 제3의 눈이라 불리는 송과체로 흡수돼 솜방망이 처벌을 일으키게하는 정신 조종의 최대 피해자로 의심되는 분들을 모았다"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부터 말씀드린 분들은 범죄의 공범 솜방망이 마인드컨트롤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A씨가 명시한 이들은 앞서 성범죄나 부녀자 살인사건 등 관련 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판결을 내린 후 ‘솜방망이 처벌’을 결정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은 바 있는 인물들이다.

A씨는 한국 법원 재판부를 ‘솜방망이’라는 식물에 비유하고, 신상 공개에 따른 ‘피소’를 각오하기도 했다. 그는 “이 식물이 저를 고소할 수 있으나 감안하고 올린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흉악범죄들은 어느날 갑자기 ‘뿅’ 하고 생기는 범죄가 아니다. 이 식물이 그 흉악범죄들의 공범”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검찰도 손정우의 미국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한국 법원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검찰의 마이클 셔윈 검사장 대행의 성명을 인용해 “우리는 미국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아동 성 착취 범죄자 중 한 명에 대한 법원의 인도 거부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사고 사법부에 대한 의문을 표하며, 사법부가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을 잇따라 내놨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에서 “법원은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해 수사의 주권을 한국에 둠으로써 철저한 마무리를 하고자 했다지만 이 같은 결정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며 “결국 사법부가 면죄부를 주고 관대한 처벌로 부적절한 선례를 남긴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들끓는 국민의 분노는 ‘사법부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사법부 입장에서는 사법주권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겠으나 n번방 사건 등으로 인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판단”이라면서 “국민들의 비판과 불신은 사법부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이라고 꼬집었다.

이지원 여성의당 공동대표는 “재판부는 웰컴투비디오 이용자들의 신원조사를 위해서라도 범죄인인 손정우의 미국 송환이 불가하다고 밝혔지만 한국인 이용자들은 이미 조사돼 미약한 처벌로 자유의 몸이 된지 오래”라면서 “가중처벌 및 형 재집행이 어려운 현실에서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아동청소년 범죄 예방 효과에 어떤 실익도 갖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8일 오전 9시 기준 참여인원 40만명을 넘어섰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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