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핀테크 서비스 범람... 카드업계, 업황 악화 타개책은?
수수료 인하·핀테크 서비스 범람... 카드업계, 업황 악화 타개책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7.09 17:15
  • 수정 2020.07.0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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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으로 소비 늘어났지만
수수료 이익 낮아 한시적 효과에 그칠듯
캐피탈·중금리 대출 시장 진출해 수익원 다각화
"핀테크 기업 중심으로 금융혁신 논의되는 실정... 지속적 혁신 통해 종합지급결제업 진출 역량 보여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마케팅 자제령'을 두고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용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간편결제, 핀테크 서비스의 범람으로 업황 악화의 늪에 빠졌다. 카드모집인을 감축하고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발행 등을 통해 영업비용을 줄이고 있지만, 위기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6월 1~4주차 국내 개인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41조314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4.75%(1조8750억원) 늘었다. 5월부터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동월 대비 2.3% 증가한 45조1355억원으로 집계되면서 두달 만에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4월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1%, 4.4% 감소한 바 있다.

이는 지난 5월13일부터 가구당 최대 100만원씩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이어진 여파로 분석된다. 5월11일부터 6월28일까지 카드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개별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약 9조6000억원이다.

▷ 재난지원금으로 카드 사용금액 늘었지만... 수수료 인하·중금리 대출 규제 우려에 불황 계속

하지만 재난지원금의 소비 촉진 효과는 이달까지 이어지지 못할 전망이다.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약 85%에 해당하는 8조1600억원이 소진되면서 하반기에 회복세를 이어나갈지 불확실한 실정이다.

카드업계는 한시적 효과를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소비진작 효과가 있긴 했지만 업황 악화의 타개책으로는 역부족하다는 것이다. 먼저 사용처가 한정돼 있는 재난지원금 특성상 수수료 이익을 얻기가 어렵다. 재난지원금을 신용카드로 받아 사용하면 카드 청구할인, 포인트 적립 등 기존 카드사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카드 이용실적에도 반영된다. 

지원금을 받은 A씨가 50만원 이상 결제하면 금액의 3%를 돌려주는 카드를 쓴다고 가정해보면, 50만원을 지원금으로 결제할 시 48만5000원만 차감된다. 카드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은 그대로 두는 데 비해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는 0.8%밖에 안 된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대부분이 소상공인 매장에 한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수료 이익이 낮은 것이다. 

2016년부터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1.5%에서 0.8%로,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2.0%에서 1.3%로 인하된 바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수수료 인하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바라봤다. 

수수료 인하로 인해 카드업계는 자동차, 가전제품 렌탈(할부) 수수료와 카드론 및 현금대출 서비스를 통해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다. 캐피탈 업체의 주 수입원인 자동차 할부 시장과 2금융권의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카드업계가 뛰어든 것이다. 수익원이 줄어든 만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는 할부수수료 수익(+18.6%)과 카드론 수익(+3.9%) 등의 증가로 총수익이 1.6% 상승했다. 7개 전업카드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649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자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라 위축될 염려가 있다. 해당 법안은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낮추고,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이자총액이 대출금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카드사도 카드론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상한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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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인하보다 더 큰 위기는 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종합지급결제업 역량 드러내야"

업계에서는 이보다 더 큰 위기로 간편결제 서비스와 핀테크 업체의 범람으로 보고 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8일 은행연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카드산업의 디지털 발전현황 및 미래' 세미나에서 "금융혁신은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고, 카드사의 혁신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 이른바 '빅테크'라 불리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최근 금융국의 혁신금융 장려 기조에 발맞춰 맹렬한 기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비금융사임에도 연 2~3% 금리라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무장한 통장 상품을 선보였고, 수천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한 만큼 간편결제 시장의 절대 강자다. 

쿠팡, 신세계, 현대 등의 유통 기업들도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론칭해 'OO페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은 쿠팡페이를 분사시켜 정기구독 회원을 공략 중이며, SSG닷컴도 지난달부터 신세계아이앤씨로부터 '쓱페이' 사업 부문을 양수 받아 운영을 시작했다. 현대페이는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독자적인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협회장은 "카드업계 스스로의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를 넘어 종합지급결제업까지 담당할 역량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카드사들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KB국민카드를 중심으로 하반기에 KB페이를 서비스해 간편결제 시장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국민카드의 우수한 고객 인프라와 빅데이터 능력을 통해 빅테크 기업이 선점한 파이를 조금씩 옮겨오겠다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5월 삼성카드로부터 코스트코 제휴를 뺏어오는 등 PLCC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지난달 15일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가 직접 만나 올해 하반기에 ‘스타벅스 신용카드’ 출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8일에는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PLCC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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