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선결 조건 불이행으로 '무산' 수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선결 조건 불이행으로 '무산' 수순?
  • 윤대헌 기자
  • 기사승인 2020-07-14 16:59:38
  • 최종수정 2020.07.14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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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이스타항공 결정 시한(15일) 하루 앞두고 '노딜'에 무게
1700억 부채 떠안으면 '동반성장' 아닌 '동반자살'...정부 추가 지원도 관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M&A 결정 시한(15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이번 항공사간 '빅딜'은 무산될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15일까지 미지급금 해소를 포함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현재까지 이에 따른 뚜렷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17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한국공항공사에 공항시설 이용료를 감면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정유사와 리스사를 상대로 유류비와 리스료 등 미지급금에 대해서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A 성사를 위해서는 최대한 부채를 줄여야 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또 260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과 관련, 이스타항공 측은 직원들이 2개월치 임금을 반납할 것에 동의했다고 했지만 부채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요구한 선결조건 이행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요구한 선결조건 이행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항공은 물론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부채까지 떠안는다면 '동반성장'이 아닌 '동반자살'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1700억원에 달하는 부채는 물론 앞으로 쏟아부어야 할 자금이 만만찮아 현재 상황에서의 인수는 무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2대 주주인 제주도도 인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고,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제주항공의 재무 상태는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해 현재 정부 지원으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8일 유효기간 내에 정해진 횟수만큼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는 '제주항공 프리패스'를 출시했다. 4가지 타입으로 출시된 이 패스는 총 2000명(선착순)에게 모두 판매할 경우 제주항공은 약 6억62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오는 17일부터 부산-양양, 제주-무안 노선을 한시적으로 운항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노선이 막힌 상황에서 국내 노선을 활용해서라도 한 푼이라도 벌어들이 겠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의 심산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아 있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계약을 진행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그렇다고 15일을 넘긴다고 해서 계약이 바로 파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업계는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정부의 추가 지원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양사간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1500여명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만큼 정부로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ydh@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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