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이라크 韓건설현장 집단감염에도 지원은 미미...불안전은 건설업의 숙명?
[WIKI 프리즘] 이라크 韓건설현장 집단감염에도 지원은 미미...불안전은 건설업의 숙명?
  • 박순원 기자
  • 기사승인 2020-07-23 07:03:46
  • 최종수정 2020.07.23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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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사진=현대건설]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사진=현대건설]

이라크 카르발라 한국 건설사 현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현지 직원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공사 일시중단 조치를 끝내고 오는 25일 공사를 재개 해야해 현지 직원들의 동요가 깊어지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카르발라 한국 건설사 현장에선 현재까지 4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자도 4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현장엔 아직 500여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남아있는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라크 건설현장은 인구 밀집도가 높지만 방역 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현지 의료시설 기능도 국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이라크 병원에 입원한 후 사망한 한국인 직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사업은 약 6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해외플랜트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이 주관사로 있고 GS건설, SK건설이 함께 합작하는 조인트벤처(JV)방식으로 공사하는 현장이다. 공사도급액은 현대건설이 2조5774억 원, GS건설이 2조5444억 원, SK건설이 1조7114억 원으로 공사기간은 2022년 2월까지다.

현재 JV 소속 국내 건설사들은 오는 25일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지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중단하라는 얘기가 없기 때문에 시공사로선 공사를 재개할 수밖에 없다”면서 “활발하게 운영은 안 되더라도 유지되는 것처럼은 해야 해 공사를 완전히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JV 소속 한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선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는 이라크 카르발라 공사현장 일시 중단·현지 직원의 귀국을 요청하는 청원글들이 다수 게시됐다.

해외건설 현장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매우 가팔라 현지 직원들의 안전상태가 염려된다”면서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재개를 멈추고 직원들의 안전을 챙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하지만 이라크 건설현장 재개를 둘러 싼 여러 문제를 오로지 시공사의 책임으로 돌리긴 어렵다. 현재 이라크 카르발라 공사현장 발주처는 코로나19 확산 문제를 ‘불가항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가 공사 기간 내 프로젝트를 완수하지 못하게 될 경우 시공사는 공기 연장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사 발주처 측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공사 지연을 ‘불가항력’으로 인정해야 시공사도 공기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지체보상금 외에도 공사 기간 내 현장 시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발주처에 보여줘야만 하는 복합적인 상황이 겹쳐있어 시공사가 공사를 먼저 중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고자 지난 3월 30여 해외건설 현장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로 인한 공사지연을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중 몇 개의 건설현장에서 국토부의 요구가 받아 들여졌는지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김현미 장관 명의로 다수 해외건설 현장에 서한을 보냈다”면서 “다만 정부끼리 주고받는 공문은 회신을 안하게끔 돼있어 국토부의 요청 사항이 몇 개의 현장에서 받아들여 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지용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부장은 “국토부가 서한을 보내놨다고 해서 현지 직원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특히 중동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발주처가 국가 산하기관인 만큼 외교부 차원에서의 적극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선 현지직원 한명 한명의 안전을 이야기하는데 국토부는 지체보상금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현장의 요구는 지체보상금이 아닌 살려달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ssu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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