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기상청 예보는 왜 자주 틀릴까?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 대하여
[WIKI 진단] 기상청 예보는 왜 자주 틀릴까?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 대하여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8.08 09:28
  • 수정 2020.08.09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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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레이더 사진.

기상청이 올해도 어김없이 예보 오보 비판에 휩싸였다. 올해 '역대급 폭염'을 예상했는데,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연일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긴 장마를 예측하지 못한 데다 장마 기간 내내 강수량·강수 위치 등이 틀리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10일간의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중기예보는 3일 동안의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단기예보보다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음에도 오보가 끊이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슈퍼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터에 비해 월등한 연산 능력을 보유한 컴퓨터를 말한다. 일반적인 컴퓨터와 달리 계산 능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복잡하고 방대한 수식들을 처리하는 데 유용하다.

컴퓨터의 조상으로 불리는 '에니악(ENIAC)'은 1946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슈퍼컴퓨터였다. 무게는 무려 30톤에 달했고, 거대한 방 하나를 가득 메울 정도로 방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단순 계산 외에도 일기예보의 수치예보 연구 등의 과학 분야에서 사용되기도 하였다.

기상청이 운용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4호기'는 2015년 미국 크레이사의 Cray XC40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비용은 약 600억원이 들었다. 이렇게 정교한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일기예보가 왜 틀리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난해성 때문이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s)' [사진=NASA]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s)' [사진=NASA]

유체(Fluid)는 흐르는(流) 성질을 가진, 액체와 기체를 합쳐 부르는 용어이다. 압축으로 인한 변형이 쉽고 형상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유체는 점성(운동하는 액체나 기체 내부에 나타나는 마찰력)과 압축성(압력의 변화에 따른 유체의 상대적인 밀도 변화)에 따라 종류가 나눠진다.

점성이 없고 압축되지 않는 유체를 '이상유체(Ideal Fluid)'라고 부르는데, 이와 같은 유체는 계산이 매우 쉽다. 해(Solution)가 선형(linear)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라플라스 변환이나 중첩의 원리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유체는 '이상유체'가 아니다. 공기는 점성을 가진 압축이 가능한 유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점성을 가진 유체의 경우에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s)'을 이용해 해를 구해야 한다. 가장 큰 난관은 이 방정식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 (해석적인) 해를 구하기 가장 어려운 편미분방정식 중 하나라는 것이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7가지 수학 난제인 '밀레니얼 문제'에 포함된 것으로 매우 난해하다. 사람의 손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고 슈퍼컴퓨터를 통해 풀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수치 해석에 의한 근사값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아무리 좋은 슈퍼컴퓨터라도 정확한 해를 찾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결국 슈퍼컴퓨터는 계산기에 불과하며, 그 계산기는 수치모델링을 통해 수식이 대입되어야만 한다.

현재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일반적인 해를 증명하는 문제에는 상금 100만 달러가 걸려 있다. 일반적인 해가 증명된다면 날씨예보의 질이 훨씬 좋아질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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