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환경부가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부가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8.12 15:34
  • 수정 2020.08.1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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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 물환경 관리 방안' 토론회 개최
낙동강 왜가리 폐사 원인, 중금속 아니라는 연구 결과에도
토론 참가자들, 수질오염 요인으로 '영풍 석포제련소' 지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환경부가 최근 낙동강 유역의 수질 개선·수자원 수급 등의 이유로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영풍 석포제련소를 낙동강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꼽았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5월 안동댐 상류지역 왜가리 폐사원인을 분석한 결과 중금속으로 인한 폐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가운데 환경부가 석포제련소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은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16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인터불고에서 낙동강 물환경관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낙동강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석포제련소와 보 등을 지목했다. 특히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창수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해 전문가 특별기고를 통해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에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 오염 문제를 콕 찝어서 언급한 바 있는 인물이었다.

김 교수는 당시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물 갈등의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석포제련소는 대표적 환경오염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1300만 명의 식수인 낙동강을 심각하게 오염시켰으나 처벌을 피해왔다. 하지만 석포제련소의 폐쇄 및 이전을 위해선 봉화군의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보장이 전제돼야 하므로 복잡하게 얽힌 난제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토론자가 환경부의 기조와 같은 맥락을 나타낸 것이다. 석포제련소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 오른 셈이다.

사실 환경부는 석포제련소가 낙동강을 오염의 주범으로 보고 있으나, 과학적 근거로서는 이를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 5월 공개한 '안동댐 상류지역 왜가리 폐사원인 분석 연구결과' 자료에 따르면, 왜가리의 폐사에 질병이나 중금속이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 산학협력단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안동댐 지역 7곳, 타지역 4곳 등을 대상으로 중금속·병원체·외상 및 내장부검 등을 실시한 결과였다.

환경부도 이러한 이유로 조명래 장관도 석포제련소를 두고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명확히 말을 내뱉지 못한 듯 하다. 조 장관은 지난해 1월 석포제련소를 직접 방문해 "석포제련소가 아무래도 낙동강 최상류에 있기 때문에 늘 여러가지 잠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면서 "단기적으론 현행법에 의한 관리를 해야하지만 장기적으론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만큼 '잠재적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고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 측은 환경부가 언급한 지하수 수질오염 등의 지적은 받아들이면서도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에 석포제련소가 언급된 점에 대해선 유감을 표시했다. 영풍 측은 '잠재적 주범'이 되지 않도록 지난해 환경법 위반 사항 적발 이후 수천억 원을 투입해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낙동강 오염 조사 결과 석포제련소와는 무관하다는 보고서가 제시됐는데도 환경부는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각에선 균형있는 공론화 기구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낙동강상류환경관리협의회 소속 위원 중 일부는 정치운동과 시민운동을 병행하고 있나는 지적을 받았다. 왜가리가 중금속으로 인한 폐사가 아니라는 학술적 결론에도 연구진을 비난하는 참여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환경뿐만 아니라 과학·경제 전문가의 의견도 적극 검토한다면 석포제련소 문제가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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