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1,304명 확진…추적망 아닌 장소에서 무더기 감염
일주일간 1,304명 확진…추적망 아닌 장소에서 무더기 감염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0.08.21 06:19
  • 수정 2020.08.21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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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20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수도권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적극적인 진단검사로 감염 경로를 신속하게 추적조사해 코로나19의 전파 고리를 끊어내는 방역당국의 대처가 고비마다 효력을 발휘했지만, 최근의 확산세를 막아내기에는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최근 확산 범위가 워낙 빠른 속도로 넓어지는 데다 방역당국의 추적망에 없던 장소에서 예상 밖의 무더기 확진 사례가 나오는 등 기존의 추적조사로는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한계점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등 초강수의 대책을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감염 고리를 차단할 기존의 추적조사와 방역수칙 준수가 현 단계로선 최선의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간 지역발생 확진자가 1천304명(72명→145명→245명→163명→201명→252명→226명)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이처럼 폭발적인 확진자 급증에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과 광화문 대규모 집회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에 이어 지난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전국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는 대유행을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가 수도권 대유행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기로라고 보고 있다.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유럽, 미국처럼 심각한 상황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망자가 늘었는데 평균 치명률이 영국 12.89%, 스페인 7.76%, 미국 3.13% 등으로 우리나라(1.88%)보다 높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학원, 사무실, 분식집, 커피점, 어린이집 등에서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의 체육시설인 '체대입시FA 성북캠퍼스'에서는 전날까지 수강생과 강사 총 70명 중 19명이 확진됐다. 이 시설은 최근 서울 성북구 일대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수강생 등에게 검사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의 감염 추적망에 포함돼 있지 않던 곳에서 자발적 검사를 통해 집단감염이 확인된 셈이다.

이런 사례에 비춰 확진자가 나오면 접촉자를 파악해 격리하고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의 추적조사 방식으로는 최근의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과 관련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장소만 150곳에 달한다. 한정된 인력과 시간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3단계로 격상하는 등 더 강도 높은 방역 대책으로 확산세를 꺾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 역학조사가 늦어지고, 환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과도할 정도로 예방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강도 높은 대책으로 신규 확진자를 50명 밑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이런 추적조사의 한계를 일정 부분 인식하고 있지만, 'n차 전파' 고리를 끊어내려면 기존의 조사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리두기 3단계 등의 대책은 경제적 여파를 비롯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에 현재로선 주어진 조건 속에서 감염 전파 경로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방역 조치를 내리는 데 총력을 쏟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역학조사의 실효성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는 접촉자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려운 과업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는 대안이 없을 정도로 유일하게 코로나19를 대항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랑제일교회를 보더라도 관련된 시설, 장소, 모임 등에서 추가적인 전파가 이뤄지면 훨씬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광화문 집회도 집회 참석자 중 빨리 확진자를 찾아 연결된 고리들을 하나하나 끊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은 집회 참석자들이 선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 등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역학조사 방식의 한계를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방역 참여로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은 원칙적으로 접촉자 추적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의견에 동의한다"며 "실효성을 높이는 것(방법)은 국민 여러분의 협조이며 집회에 참석한 모든 분은 검사를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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