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례적 '경제실패' 인정…간부들도 줄줄이 자기반성
북한, 이례적 '경제실패' 인정…간부들도 줄줄이 자기반성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08.21 10:34
  • 수정 2020.08.2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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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 고위간부들은 21일 전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일제히 당 전원회의 반향 기고문을 싣고 경제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장길룡 내각 화학공업상은 "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수행에서 경제발전의 쌍 기둥을 이루는 화학공업 부문이 제구실을 다하지 못한 원인은 우리 (화학공업)성 일군(간부)들이 전략적 안목과 계획성이 없이 사업한 데 있다"고 말했다.

화학공업상은 화학공업을 책임지는 우리의 장관에 해당하는 고위직임에도, 종전 경제 목표달성이 어려워졌다며 이를 간부진의 문제라고 자인한 것이다.

김광남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지배인도 기고문에서 "사실 최근 년간 나라의 경제 전반이 제대로 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속공업의 맏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김철에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털어놨다.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황해제철연합기업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와 더불어 북한의 3대 제철소로 꼽힌다.

이번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본 황해북도의 박창호 도당위원장은 "(전원회의 연설을 듣고) 마음속 가책을 금할 수 없었다"며 "한 개 도를 책임진 일군으로서 일을 쓰게 하지 못해 우리 원수님(김정은)께서 큰물로 고생하는 인민들에 대한 걱정으로 그처럼 험한 진창길을 걸으시게 했다"고 반성했다.

북한 고위간부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못 본 체 하거나 책임을 다른 데 돌리지 않고 이처럼 자아비판적 태도로 나서는 것은 최근 북한이 강조해온 '멸사복무' 자세와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지난 19일 당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계획됐던 국가 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간부들이 나눠지는 모양새로도 풀이된다.

노동당의 공식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 개최 일정이 5개월 뒤인 내년 1월로 잡히면서, 각 분야에서는 경제 성과내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인호 내각부총리 겸 농업상은 "당이 제시한 알곡 생산목표를 점령하자면 아직도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부닥치는 도전과 난관도 만만치 않다"면서도 "정면돌파전의 주 타격 전방인 농업 전선에서부터 기어이 승전고를 높이 울려야 한다는 자각이 엄숙히 새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봉석 평양시 당위원회 부위원장도 "당 제8차 대회를 향한 총진군에서 수도 당 조직이 당 중앙의 사상과 의도를 맨 앞장에서 받들어나가는 제일기수가 되겠다"며 수도 시민들의 생활 향상에 총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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