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불분명' 20% 돌파... 방역당국 "역학조사 임계점 다다르고 있다"
감염경로 '불분명' 20% 돌파... 방역당국 "역학조사 임계점 다다르고 있다"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08.31 06:04
  • 수정 2020.08.31 0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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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는 27일 광주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들의 접수를 돕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는 27일 광주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들의 접수를 돕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수도권 중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전국 주요 지역 곳곳으로 확산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환자 비율도 21%(942명)를 넘으면서 최고치를 기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n차 전파'와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모두 코로나19 확산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9천699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70%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30%가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지난달까지만 해도 비수도권 환자는 지역별로 간헐적으로 나오는 수준이었으나 최근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비중이 30%까지 급격히 높아졌다.

방대본은 비수도권 확진자의 대표적인 감염 경로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서울 도심집회를 꼽았다.

먼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정오 기준으로 누적 1천35명인데 이 가운데 수도권이 965명이고, 비수도권이 70명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다른 종교시설을 비롯해 직장, 의료기관, 요양시설 등 곳곳에서 n차 전파를 일으키고 있는데 추가 전파가 발생한 장소는 25곳, 관련 확진자는 158명이다.

주로 수도권 내 전파가 많은 편이지만 대구 서구의 보배요양원(10명), 충남 계룡시 도곡산기도원(6명) 집단감염 이외에도 강원도 춘천·원주·횡성·평창 등지를 비롯해 곳곳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산발적 감염이 잇따랐다.

최근 대구에서 확인된 집단감염은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와의 관련성이 확인됐다.

대구 동구 사랑의교회에서는 지난 28일 첫 확진자(지표 환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3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총 34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를 비롯해 교인 다수가 지난 15일 서울 도심 집회에 다녀온 것을 확인했으며, 이들이 이후 교회에서 예배를 보면서 다른 교인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광주 성림침례교회에서도 30여 명이 무더기로 확진되는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는데, 이곳에서도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 참가자를 고리로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선 현재까지 대구 동구 은혜로비전교회와 아가페교회, 충북 청주 청주순복음교회 등 10곳으로 추가 전파가 확인된 상태다. 추가 전파로 인해 감염된 확진자는 전날 정오 기준 118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이런 확산세를 꺾기 위해 전날부터 수도권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조처를 내렸고, 각 지방자치단체도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역망의 통제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도권의 경우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대응에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와 접촉자를 신속히 격리·치료하지 못하면 추가 전파가 진행돼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역학조사 역량에 대해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확진자 수가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어 보건소에서 역학조사 지원팀을 더 강화하고 있으나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 급증세도 당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새로 확진을 받은 4천381명 가운데 21.5%에 해당하는 942명의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 비율'을 위험도 평가 지표의 하나로 보고 방역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데, 21.5%는 지난 4월 집계치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이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많다는 것은 어디선가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든 감염이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에서 확진자 수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방역수칙 준수가 절실하다며 재차 국민적 협조를 호소했다. 당국의 강제력과 행정명령만으로는 국민의 모든 '위험 행동' 일일이 차단할 수 없는 만큼 거리두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고 사람 간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앞으로 한 주간은 단단한 연대와 협력으로 모임 자제와 거리두기 참여를 통해 지금의 위기국면을 전환하는 데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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