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저축은행 매각 속도 내는 J트러스트, 메기인가 먹튀인가
JT저축은행 매각 속도 내는 J트러스트, 메기인가 먹튀인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04 16:45
  • 수정 2020.09.0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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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자산 1조4164억원...수도권 기반 저축은행 '대어'
M&A로 '메기 효과' 발생 관측...업황 악화 타개할지 주목
"밀실매각 중단하고 고용안정 보장하라"
캄보디아 프놈펜특별시에 위치한 J트러스트 로얄 은행 외관. [사진=J트러스트그룹 제공]
캄보디아 프놈펜특별시에 위치한 J트러스트 로얄 은행 외관. [사진=J트러스트그룹 제공]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그룹이 자회사 JT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면서 누가 인수할지 관심이 크다. 유력하게 점쳐지는 곳은 JB금융그룹과 군인공제회 산하 한국캐피탈인데, 사모펀드사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론스타 사태를 연상시키는 밀실매각·국부유출 논란을 잠재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JT캐피탈, JT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모회사 J트러스트그룹은 오는 15일 주관사인 김앤장을 통해 JT저축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유력 후보는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이다. 전북은행 모회사 JB금융의 경우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한 사업 다각화를 목표하는 만큼 본입찰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캐피탈은 이달 초 회계 실사가 마무리 이후 본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들은 이미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보유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다. 현재 규제상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 3개 이상을 소유·지배할 수 없고,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금융지주들에게 지나친 외형 확대를 자제하라고 당부한 바 있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 총 자산 1조4164억원...수도권 기반 저축은행 '대어'

JT저축은행은 수도권 기반 대형 저축은행인 만큼 업계에선 ‘대어’로 꼽힌다. JT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2014년 말 출범 당시 4296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조416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총 수신은 1조2956억원으로, 총 여신은 1조1817억원에 달한다.

JT저축은행의 전신은 지난 2006년 예금보험공사가 출범시킨 예아름상호저축은행이다. 예아름상호저축은행은 좋은상호저축은행, 대운상호저축은행, 홍익상호저축은행 등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설립됐다. 이후 2008년 스탠다드차타드가 인수하면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저축은행(SC저축은행)으로 이름이 변경됐고, 지난 2015년 J트러스트가 지분 100%를 인수했다. 

JT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게 된 배경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과 대출금리 인하 압박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 주를 이뤄 업황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매각을 통해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JT저축은행 매각이 시장에서 ‘메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에 따른 대출 부실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을 당시 적극적인 M&A가 부실사태 극복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저축은행 대표들도 지난 1월16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저축은행업계 CEO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M&A 관련 규제 완화 검토를 요청했다. 경영실적 부진과 대주주 고령화 등으로 저축은행 매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매각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저축은행의 지역·서민금융 활성화에 필요한 규제 개선과 인센티브 제공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한편 서민금융회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먹튀·국부유출 논란... "밀실매각 중단하고 고용안정 보장하라"

J트러스트그룹이 일본계인만큼 먹튀 논란에도 휩싸였다. 주요 고객인 서민의 예금으로 자금을 모아 고금리 대출로 이익을 내 매각차익을 최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최소 4조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론스타 사태’와 닮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예외승인을 받은 론스타 사태처럼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도 유사한 점이다.

그런가 하면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5월 첫 주주 배당을 실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총 배당액은 182억1180만원이며 배당 성향은 2019년 당기순이익(314억원) 대비 약 58%다. 사측은 배당으로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계열사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일본 본사로 자금을 빼내간다는 '국부유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앞서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 또한 국내에서 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으로 본사에 보내 비판을 받고 있다.

JT저축은행 노동조합 측은 사측이 고용안정 협약을 무시하고 밀실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JT저축은행지회는 지난달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매각을 "전형적인 먹튀"라며 "매각이 성사된다면 J트러스트는 3배 가까운 매각 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자의 고용안정 보장 없는 매각을 반대하며 회사의 지속경영과 서민금융 생태계를 훼손하는 사모펀드나 대부업체로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J트러스트가 밀실매각을 통해 매각 이익을 최대화하고 자금을 신속히 국외로 유출시키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고용안정 보장 없는 졸속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힘을 합쳐 투쟁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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