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선의 영향권에 접어든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태풍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에서는 7일 오전 8시 기준 부산소방본부가 143건의 출동을 했다.
오전 6시 29분께 동래구 온천동 한 육교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추면서 내부에 갇힌 57세 남성이 119에 구조됐다. 오전 4시 28분께는 남구 문현동에서 가로수가 쓰러졌고,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신호등이 강풍에 꺾이는 일도 있었다.
부산 서구 한 도로에서는 주택가 옥상에 떨어진 물탱크가 발견되기도 했다.
도로 통제도 속출했다. 거가대교,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등 해상교량은 물론이고, 동래구 수연교, 연안교, 세병교 등 내륙 하천 도로 등 23곳이 통제됐다. 강서구 미음 터널 주변은 사면이 붕괴해 창원~부산 간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부산김해경전철과 동해선은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운행이 중지됐고, 경부선 일부 구간 운행도 중지됐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전동차와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지상 구간은 40㎞로 서행하고 있다.
태풍이 부산에 가장 근접하는 시점이 오전 8~9시 출근 시간과 겹치면서 교통 혼잡도 빚어졌다. 곳곳이 통제 구간인 데다가 차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자 일부 도로는 아예 주차장으로 변한 상태다.
부산시는 7개 구·군 103가구의 171명을 지인집이나 모텔 등으로 사전대피 시키기도 했다.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580여 가구는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낙동강 하굿둑은 이날 오전 6시 10분을 기준으로 완전히 개방됐다. 아직 구포대교는 주의보 발령까지 수위가 남아있지만, 원동교는 관심 단계를 넘어 주의보 발령까지 수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동천과 대연천도 물이 차오르면서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차량 이동과 대피를 권고하고 있다.
강수량은 중구 대청동 기준 103㎜이고 금정 166.5㎜, 동래 137㎜ 등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강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태화강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지고 정전, 도로 통제,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정전 등 피해 신고 223건이 들어왔다.
기업 정전도 이어졌는데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과 현대모비스가 일시 정전이 발생해 한전이 복구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전 직원 오전 휴무하기로 했다.
울산시와 5개 구·군 등 자치단체는 비상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이날 울산지역 유치원, 초·중·고 등 학교들은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어항에 정박한 선박은 육지 인양 360척, 결박 439척 등 799척의 피항 조치를 완료했다. 정전으로 양식장 27곳의 어류가 폐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상 발전기를 미리 확보했다.
거제시에서도 정전 사고가 이어지는가 하면 문동동 한 아파트 앞 절개지가 무너져 아파트 현관을 덮치는 사고 등이 발생했다. 도로 침수로 인해 거제시와 양산시는 시내버스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기 298편이 결항했다. 현재 전국 모든 공항에 태풍 특보가 발효됐으며, 인천공항과 제주공항, 울산공항에는 이·착륙 방향 모두 윈드시어(돌풍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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