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IPO 대어' 카카오뱅크, 상장 배경에 얽힌 자본부족 딜레마
[WIKI 프리즘] 'IPO 대어' 카카오뱅크, 상장 배경에 얽힌 자본부족 딜레마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15 17:14
  • 수정 2020.09.1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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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행진 계속되고 있지만... 신용대출 급증·자기자본 부족으로 골머리
"부담 큰 일시적 유상증자보다 상장 시점 조율에 무게"  
카카오뱅크.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사진=연합뉴스]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 준비 실무절차에 돌입한 카카오뱅크가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로서 최초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대박'을 목격한 만큼 이를 뛰어넘는 흥행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자기자본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부담이 큰 유상증자보다 상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상장 절차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를 제치고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특히 정보기술(IT) 공룡 카카오를 등에 업은 만큼 확실한 IPO 대어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카카오 자회사 1호로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을 뛰어넘는 청약 대박을 내면서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당초 올해 하반기에 상장이 예정됐으나 카카오뱅크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온라인 기자간담회 당시 "자본확충을 위해 IPO는 추진하겠지만 언제라고 단정지어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뱅크의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선보인 주식계좌 서비스 개설 신청이 지난 4월 기준 100만명을 넘었고, 지난 4월 27일 출시한 제휴 신용카드 발급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 반영되는 등 여러 시너지 효과가 맞물려 흑자 행진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흑자 전환 이후 올해 1분기 순이익도 대폭 늘렸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만인 지난해 1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올해(1분기 185억원, 2분기 268억원) 순익 규모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 흑자 행진 계속되고 있지만... 신용대출 급증·자기자본 부족으로 골머리  

이처럼 6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업계 내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신용대출을 조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규제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규모는 출범 이후 3년동안 10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케이뱅크와 함께 신용대출 급증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4조7000억원으로 6월 말(14조1000억원)과 7월 말(14조3000억원) 대비 각각 4.3%,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4107억원으로, 7월 말 대비 각각 3.4% 증가했다. 절대적 수치는 4대 은행 대출이 훨씬 많지만 최근 성장세는 카카오뱅크가 더 높다. 

실제로 지난 1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 화상회의에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카카오뱅크만 참여했다. 회의에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관계자와 카카오뱅크 여신담당 임원이 참석해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지연시키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중 생계형 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우회 수단 등을 골라내는 '핀셋 규제'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은행권에 신용대출 실적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주로 신용대출을 통해 이자이익을 올리고 있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반갑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출범 당시 신용대출 규모는 4조6000억원이었으나 3년 만인 지난달 말 기준 14조7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카카오뱅크 측도 순이익 상승 배경으로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를 꼽았던 만큼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규제 대신 신용대출이 계속 급증한다 하더라도 자기자본 부족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말 바젤Ⅲ 적용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03%로 금융당국 권고치(14%)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14.29%)에 비해서도 0.26포인트 떨어졌다. BIS 비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자기자본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에 자본확충을 위한 수단으로 유상증자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IPO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만큼 빠르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출범 이후 3번에 걸쳐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던 만큼 추가 증자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도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계속 급증하면 비율 하락은 면할 수 없다. 

반면 IPO가 안정적인 자본확충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상장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기업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시작한 만큼 시중은행과 같은 자본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장을 통한 안정적인 자본 확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유상증자보다 상장 시점을 더 빠르게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자본 확충을 위해 IPO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윤 대표이사는 지난 4월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IPO를 위한 실무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IPO가 아니더라도 시장과의 소통을 더 잘하기 위해 매 분기마다 성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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