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왕'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나선 현대카드 홍보, 호평과 혹평 사이
'연봉왕'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나선 현대카드 홍보, 호평과 혹평 사이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17 16:06
  • 수정 2020.09.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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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기업들과 협약 통해 PLCC 발행
순이익 상승 이뤄내며 IPO, 데이터 기업 전환 추진
대한항공 카드 실적 부진, 여전법 위반 논란 제기
앱 개편 이후 편의성 악화, 신규 광고영상 상대적 박탈감 초래한다는 비판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카드업계 4위 현대카드가 특정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발판 삼아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PLCC 발행 이후 순이익이 크게 상승하는 등 파죽지세 속에 기업 공개(IPO)와 구글, 애플 등 플랫폼 데이터 기업으로의 디지털 전환도 노릴 추세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불황 속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뚝심'이 통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동시에 여전법 위반·애플리케이션(앱) 개편 이후 불편함 가중·광고영상 논란 등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대한항공·스타벅스·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쏘카 등 업계 내 1위 기업과 협약을 맺어 다양한 PLCC를 발행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핀테크산업 성장으로 맞게 된 불황 극복을 위해 협력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PLCC는 유통업체가 카드 제조사에 발행을 위탁하는 일종의 PB(private label) 상품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불황을 겪고 있는 카드 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카드사가 PLCC를 발행하면 기업이 마케팅이나 회원 유치를 담당하게 되는데, 기업이 자사 고객에 맞는 신용카드를 직접 설계할 수 있어 다양한 기업들이 제휴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마트e카드 ▷스마일카드(이베이코리아)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SSG 카드 ▷GS칼텍스 카드까지 총 6개의 PLCC 상품을 출시하는 등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 삼성카드로부터 코스트코 제휴를 뺏어오는 등 PLCC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특히 PLCC를 발행하기 전에 정 부회장이 직접 기업과 협약을 맺는 등 광역 마케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에만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박재욱 쏘카 대표, 송호섭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와 만나 협약을 체결하였다. 각사의 대표이사끼리 만나 협약을 맺은 만큼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해당 기업의 충성 고객도 카드사로 쉽게 유치할 수 있다. 제휴사용 버전인 '파트너 노스'를 각 기업에 제공해 사업에 활용하도록 했는데,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정보 교환 없이 협력사들끼리 서로의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제휴사 각자가 업계의 '최고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데이터 동맹을 구축하려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단순히 카드업계에 국한된 사업만 펼칠 것이 아니라 자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구글,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관문으로 내년 중 증권시장에 기업 공개(IPO)를 완료한다는 복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 카드 부진... 여전법 위반 논란도

실패에 가까운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정 부회장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만나 파트너십 계약을 맺으면서 대한항공카드 출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자체 신용카드를 선보이게 된 대한항공은 당초 올해 3월에 카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일 무역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 변수가 있긴 했지만 업계에서 해외 여행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결과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이어지면서 지난 4월 말에야 겨우 출시를 하게 됐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공포로 국가 간 봉쇄 조치가 강화돼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여름휴가 또한 대다수가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 혜택이 많은 대한항공카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카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것은 현대카드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1월부터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신규카드 설계를 위해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판매비용보다 수익이 크도록 신규카드를 설계해야 한다. 고객 유치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카드사의 출혈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지만, 정밀한 수익성 분석이 필요해 신규 카드 설계에 대한 부담이 되려 커졌다. 여기에 카드 상품이 적자를 낼 경우 그 원인과 대응방안 등을 분석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어 소비자 혜택 축소는 불가피해졌다. 업계 내에서는 이에 따라 고객들을 유치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가 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자인 시정 요구도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대한항공카드에 현대카드 로고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금감원은 과거 금융위원회의 법령해석에 기반해 디자인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카드의 전면부에는 현대카드 로고를 찾아볼 수 없다. 법령상 신용카드 사업자가 아닌 대한항공의 로고만 카드 앞면에 노출돼 있는데, 신용카드를 발행하는 현대카드 로고는 뒷면에 표기돼 있다. 금감원은 해당 디자인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앱 개편 이후 편의성 악화, 신규 광고영상 상대적 박탈감 조장 비판... "실패사례 용납하지않을 듯"

지난달 재단장한 '현대카드 애플리케이션(앱) 3.0'은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에 있어 기존 앱 버전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앱 내에서 원하는 항목을 찾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기존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6월 선보인 신규 광고영상 ‘피플’(people)은 차별화된 광고라는 평가와 ‘럭셔리’를 강조해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정 부회장이 직접 자신의 SNS에 직접 해당 광고 제작 과정에 대해 소개할 만큼 애정을 쏟은 결과물임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지만 잘난 부모를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는 물질만능주의의 표본을 보여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PLCC의 경우 마케팅과 유통을 협력기업이 맡기 땐에 부담은 그리 크지 않지만, 오너 일가인 정 부회장이 직접 신경을 쓰는 만큼 실적이 중요하다. 또 카드사 중 PLCC를 가장 적극적으로 발행하는 만큼 강자로서 자존심이 걸려 있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긴급재난지원금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자제령을 내리는 등 조치로 인해 카드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많이 위축됐다”라며 “PLCC는 유통 기업이 마케팅팅을 전담하는 만큼 비용 감소에 도움이 된다"라며 "현대카드가 시장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한 만큼 실패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상반기 급여로 총 26억6천300만원을 수령해 전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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