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미향 "개인계좌·정대협 계좌 혼용시점은 2014년" 허위발언 의혹 檢 불기소이유보니 "사실적시 아닌 의견"
[단독] 윤미향 "개인계좌·정대협 계좌 혼용시점은 2014년" 허위발언 의혹 檢 불기소이유보니 "사실적시 아닌 의견"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9-17 20:02:06
  • 최종수정 2020.09.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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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불기소이유통지서 입수 분석
5월 국회 기자회견 발언은 '혐의없음'
검사, "사실적시 아닌 의견표명 불과"
2012년 '후원 개인계좌' 횡령과 상충
지난 5월 29일 윤미향 당시 국회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에게 불거진 여러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29일 윤미향 당시 국회의원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선인이 자신에게 불거진 여러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의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입니다"

지난 5월 29일 윤미향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재직 시절 후원금 조성 관련 불거진 의혹을 모두 반박했다. 잠행 열흘 하고도 하루 끝에 내놓은 공개발언이지만 기자회견이 끝나자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2012년 3월 정대협이 전시성폭력피해자 지원사업 '나비기금'을 모집하면서 단체계좌뿐 아니라 윤 의원 명의 국민은행 계좌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난 까닭이다. (본지 2020년 5월 29일 자 보도 '[단독] 윤미향, "개인계좌 혼용 2014년 이후" 거짓 해명' 기사 참조)

결국 정부여당에 비판적 성향을 보여온 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기자회견 당일 발언이 방송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는 점에서 윤 의원이 통신장비를 이용해 공연히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지난 5월 31일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적시한 죄명은 전기통신기본법이다. 2010년 헌법재판소는 이 법률 벌칙조항 제47조 제1항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위헌결정했지만, 제2항 '자기에게 이익을 줄 목적으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여전히 살아있다. 

17일 <위키리크스한국>이 입수한 윤 의원 불기소이유통지서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인지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사실의 적시는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것"이라는 2010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윤 의원 발언이 처벌 대상인 사실적시가 아닌 의견표명이란 얘기다. 검사는 '혐의없음' 처분 이유로 "계좌가 혼용된 시점에 대한 진술 역시 의견 또는 주장에 해당하여 허위의 통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후원금을 받는데 개인계좌와 단체계좌를 혼용한 시점을 진실과 달리 말한 부분이 '의견'인가. 검사가 참조한 판례는 미국산 쇠고기수입 반대집회가 한창인 지난 2008년 5월, 한 고등학생이 주변에 보낸 문자가 '허위의 통신'인지 쟁점이 된 사건이다. 당시 이 학생은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 학생들 단체휴교 시위, 문자 돌려주세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대법원은 "촛불집회에 동참해야 한다는 피고인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문자는 전국 중·고교가 단체휴교를 이미 했다는 사실적 표현이 아닌, 해야 한다는 의견표명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이와 달리 윤 의원 발언은 '적어도 2014년 이전엔 개인계좌로 후원받지 않았다'는 과거의 사실관계를 진실과 다르게 주장한 발언으로 볼 여지가 있다. 

검찰 수사팀은 이미 윤 의원이 개인계좌를 혼용한 최초 시점을 파악했다. 검찰이 14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윤 의원이 나비기금을 조성하면서 개인계좌와 단체계좌를 처음 혼용한 시점은 2012년 3월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을 임의로 소비해 업무상 횡령을 인정한 대목에서 "2012년 3월부터 2010년 5월 개인계좌 5개를 이용하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해외여행 경비, 조의금, 나비기금 등 명목으로 합계 3억 3000여만원을 모금"이라고 적었다. 검사가 윤 의원 해당 발언을 사실적시로 봤다면 '진실인 사실'이 아닌 '허위인 사실'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다만 방송카메라 생중계가 예견된 기자회견이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한 것인지 추가 쟁점이 남는다. 수사팀 관계자는 해당 발언을 사실적시가 아닌 의견으로 본 구체적 이유를 묻는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 의원이 혼용 개념을 '단일 계좌에서 복수의 후원기금을 조성' 뜻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는 국회 기자회견 직후 거짓말 논란이 일자 사흘 후 페이스북에 "개인 명의 계좌는 2012년이 최초가 맞습니다만, 이때 건은 전용계좌라서 전혀 혼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추가 해명 글을 올렸다. 하지만 2012년 나비기금을 조성할 때 사용한 국민은행 계좌는 2014년 '베트남 우물 파주기 모금' 때도 사용된 바 있어 이같은 해명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2012년 6월 2일 자 보도 '[단독] "혼용계좌 아냐" 윤미향 2차 해명도 '거짓'' 기사 참조)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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