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최초로 영어로 완벽하게 번역된 초기 기독교 시절의 외경들
[WIKI 인사이드] 최초로 영어로 완벽하게 번역된 초기 기독교 시절의 외경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9-25 07:01:53
  • 최종수정 2020.09.26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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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고대 헬라어나 라틴어로 씌어진 외경(外經) 문서들이 사상 최초로 영어로 번역, 한 권의 책으로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은 서기 4세기말경 교회에 의해 정경(正經)으로 확정된 것들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수백 가지의 다른 종교적 문서들이 기독교 사회 내에서 돌았었다.

300가지가 넘는 기독교 외경 문서들이 최종적으로 정경 목록에 포함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까지 살아남아서 전해지고 있는 이들 문서들이 최근 어드만스 출판사(Eerdmans Publishing)에 의해 영어로 새롭게 번역되었다. 이들 중에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과학뉴스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livescience.com)’는 이들 잊혀졌던 기독교 외경 문서들이 2020년에 『신약 외경 : 더 많은 정경이 아닌 성서들(New Testament Apocrypha : More Noncanonical Scriptures)』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책은 한때는 기독교도들에게 진리로 받아들여졌던 수백 가지의 문서들을 담고 있는데, 이들 외경 문서들은 성경의 정경화가 확정된 뒤에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읽혀지곤 했다.

“외경 문서들은 정경 목록이 확정된 뒤에도 기독교도들의 영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경전이었으며, 그런 문서들을 보지 말라 거나, 나아가 폐기하라는 권고는 별로 소용이 없었다.”

이 책의 편집에 관여한, 캐나다 요크 대학 초기기독교 학과의 토니 버크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유럽의 여러 지역들과 이집트 등지에서 수집된 이들 외경 문서들은 대부분 고대 헬라어나 라틴어로 씌어졌다. 이들 문서들 중 일부는 흑마술(黑魔術)과 악마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 중 하나는 서기 329~379년경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질 주교를 다루고 있다. 

세상에는 아직도 300개가 넘는 외경문서들이 남아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상에는 아직도 300개가 넘는 외경문서들이 남아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이 주교의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자신의 성상을 찾아보라고 명령했다. 성모 마리아는 또 주교에게 빌립보 외곽에 있는 그녀의 교회 내 두 개의 기둥 꼭대기에 그 성상을 안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주교가 성전에 이르렀을 때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마법사의 무리들과 전투를 벌여야함을 알게 되었다. 이들 마법사들은 악마의 마술을 알고 있었으며, 주교의 임무를 방해하려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주교의 옆에는 그를 지켜주는 성모 마리아가 있었다.

“뻔뻔한 마술로 이런 사악한 행동을 하는 자들을 보아라! 저들은 탐욕에 눈이 멀었도다!”

성모 마리아는 주교의 다른 꿈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주교가 깨어나자 성모 마리아가 교회의 기둥들 위에 나타났고, 샘물이 흘러내려 사람들이 치유되었다. 이 이야기는 마법사들이 모두 땅 속으로 꺼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기독교권에서는 다신교의 잔존 세력을 기독교 공동체에 해를 미치는 마술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정통 기독교도들은 그들이 대놓고 마술을 행하기도 하고, 남모르게 은밀한 곳에서 행하기도 한다고 비난했다.”

이 책을 번역한 아이오와 대학 종교학교의 폴 딜리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헬라어의 알파벳을 차용한, 콥틱교도들이 쓰는 이집어로 작성된 이 외경 문서는 서기 1500년경에 씌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문서는 단 두 개의 복사본만이 전해지고 있는데, 현재 ‘바티칸 사제 박물관’과 라이프치히 대학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이 책에 포함된 또 다른 기독교 외경 문서는 11~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 이야기가 위에 언급된 주교 이야기보다 최소 1세기는 앞선 것으로 추정한다.

이 문서에는 천사의 모습을 한 악마들과 마주친 베드로가 등장한다. 베드로가 그들 주위에 원을 그리고, 퇴마 주문을 외자 악마들이 본 모습을 드러냈다. 악마들은 모습을 드러낸 후, 사악한 인간들과 비교하면서, 주께서 자신들에게 행한 가혹한 처사를 놓고 베드로와 농담을 주고받았다.

“당신은 기독교도의 편파성을 지니고 있소. 그리스도도 그런 식으로 우리를 나무랐소. 하지만 그리스도는 당신이 회개하면 용서해주었소. 그는 매춘부나 세금 징수원, 부정 탄 자, 신성모독자, 그리고 중상하는 사람을 그의 왕국으로 이끌어주었소. 따라서 그는 우리 모두도 당신과 함께 용서해야하오.”

런던 페퍼다인 대학 종교학과의 객원교수인 캠브리 파디가 번역한 이 문서는 죄악의 개념이 변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이야기는 4~5세기의 죄에 대한 사유(思惟)를 드러내는 문맥들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정확한 전후 맥락이 부실하고, 동류의 문장들이 많지 않아서 변천의 초기 모습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파디는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들 잊혀졌던 기독교 이야기들은 세계 최대 종교 중 하나의 초기 시절을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이 이야기들이 번역을 통해 새롭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기독교의 고대 기원을 보다 완벽하게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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