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보다 상장" IPO 시동 건 카카오뱅크, 낮은 자기자본 문제 의식했나
"유상증자보다 상장" IPO 시동 건 카카오뱅크, 낮은 자기자본 문제 의식했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25 16:55
  • 수정 2020.09.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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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카카오 계열사 중 대규모 청약 경쟁을 몰고 올 다음 타자로 카카오뱅크가 등판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이사회에서 기업공개(IPO) 추진을 결의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자기자본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부담이 큰 유상증자보다 상장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수단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당초 올해 하반기에 상장이 예정됐으나 카카오뱅크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온라인 기자간담회 당시 "자본확충을 위해 IPO는 추진하겠지만 언제라고 단정지어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절차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업계 내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됐다.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한 신용대출을 조이는 규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신용대출을 통해 이자이익을 올리고 있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카카오뱅크 측도 순이익 상승 배경으로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를 꼽았던 만큼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규모는 출범 이후 3년동안 10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케이뱅크와 함께 신용대출 급증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4조7000억원으로 6월 말(14조1000억원)과 7월 말(14조3000억원) 대비 각각 4.3%, 2.8%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출범 당시 신용대출 규모는 4조6000억원이었으나 3년 만에 14조원 규모까지 성장한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4107억원으로, 7월 말 대비 각각 3.4% 증가했다. 절대적 수치는 4대 은행 대출이 훨씬 많지만 최근 성장세는 카카오뱅크가 더 높다. 

특히 지난 1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 화상회의에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카카오뱅크만 참여했다. 회의에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관계자와 카카오뱅크 여신담당 임원이 참석해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지연시키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급증한 신용대출의 완급 조절을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다. 카카오뱅크 측은 25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01%에서 연 2.16%로 0.1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른 금리는 이날부터 적용된다.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 부족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말 바젤Ⅲ 적용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03%로 금융당국 권고치(14%)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14.29%)에 비해서도 0.26포인트 떨어졌다. BIS 비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자기자본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에 자본확충을 위한 수단으로 유상증자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IPO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만큼 빠르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출범 이후 3번에 걸쳐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던 만큼 추가 증자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도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계속 급증하면 비율 하락은 면할 수 없다. 

반면 IPO가 안정적인 자본확충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상장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모기업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시작한 만큼 시중은행과 같은 자본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장을 통한 안정적인 자본 확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유상증자보다 상장 시점을 더 빠르게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이사회에서 IPO 의지를 확고히 다진 만큼 상장 관련 절차를 신속히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 측은 연내 감사인 지정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선다. 과거 대주주였던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게임즈 IPO도 주관한 만큼 업계에선 유력한 주관사로 예측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자본 확충을 위해 IPO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윤 대표이사는 지난 4월 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IPO를 위한 실무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IPO가 아니더라도 시장과의 소통을 더 잘하기 위해 매 분기마다 성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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