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동관 체제' 시동...니콜라 부담 털었다
한화그룹 '김동관 체제' 시동...니콜라 부담 털었다
  • 김지형 기자
  • 승인 2020.09.28 17:36
  • 수정 2020.09.29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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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기업 중 올해 첫 사장단 인사.. 코로나 선제 대응차 조기단행
입사 11년 만에 대표이사 승진.. 한화솔루션 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미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 사기 의혹 불구 김승연 회장의 장남 재신임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승진. 28일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사진=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제공]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승진. 28일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사진=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제공]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한화그룹의 중심에 우뚝 섰다.  김동관 사장은 자신이 진두진휘해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의 사기 의혹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로 조기 승진했다.

한화그룹은 28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로 10개 계열사 대표인사 인사를 조기에 단행했다.

이날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로 내정되고, 대표이사 평균 연령도 줄어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재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동관 대표는 올해 1월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이 출범하면서 전략부문장·부사장을 맡다가 9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입사한지 10년만에 차장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1년 만에 사장으로 직급이 수직 상승한 것이다.

한화그룹은 이날 ㈜한화·글로벌부문, ㈜한화·방산부문, 한화정밀기계, 한화디펜스, 한화솔루션·전략부문, 한화종합화학·사업부문, 한화종합화학·전략부문, 한화토탈, 한화에스테이트, 한화역사 등 10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조기 발표했다. 각 내정자들은 각사별 주주총회 및 이사회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별 전문성과 전략 실행력에 강점을 지닌 대표이사를 전면에 배치했다"면서 "나이와 연차에 상관없이 전문성과 역량을 보유한 전문경영인을 과감히 발탁하여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증하듯 한화그룹 CEO들의 평균 연령은 이번 인사에서 55.7세로 이전(58.1세)보다 2세 이상 낮아졌다.

 

◆김동관 사장, 부사장 승진 이후 불과 1년 만에 대표이사 승진

김동관 대표이사는 올해 1월 부터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통합해 한화솔루션이 출범하면서 전략부문장·부사장을 맡아왔다.

김 대표의 고속승진에는 굵직한 M&A와 한화 태양광 부분 실적 흑자가 배경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큐셀 인수 및 한화솔라원과 합병을 주도한 가운데 한화 태양광사업은 지난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톱 티어'를 유지중이다. 한화솔루션은 김 대표가 주도해 온 태양광 사업을 바탕으로 올 1분기와 2분기 연속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거둔 호실적이다.

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 회사(GELI)를 인수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4차 산업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8월에는 315MW 규모 포르투갈 발전소 사업권을 수주하며,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태양광 발전소 사업 진출에도 성공했다.

 

◆김승연 회장, 장남이 주도한 니콜라 사태 책임론에 면죄부

한편, 김승연 회장은 이번 대표이사 조기 인사를 통해 김동관 대표에게 니콜라 사기 의혹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잠재우고 경영 승계과정에서 장남에게 더욱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관 대표가 관여해 1200억원(총 1억달러)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니콜라가 사기 의혹에 휘말리면서 그동안 그룹 내 공고히 다져놓은 김동관 사장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상장 기업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모두 1억 달러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3%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화에너지는 홈네트워크 솔루션 전문 기업인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이 100%인 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사장(50%)을 포함한 세 아들의 지분율이 100%인 회사다.

하지만, '제 2의 테슬라'로 주목받아 온 니콜라의 '사기' 논란이 확산하면서 한화그룹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8년 지분 투자를 통해 니콜라와 연을 맺었고, 이 과정에서 김동관 사장이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을 만나는 등 대규모 지분 투자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4일 니콜라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 첫 날 한 주당 33.75달러(약 4만원)에 거래가 종료되며 한화그룹의 지분가치가 7억 5000만달러 뛰었고, 6월 8일에는 73.2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조 9000억원 잭팟을 터뜨렸다는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에 거품이 낀 회사의 주식을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미국의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가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업체라고 주장했고 이후 니콜라 주가는 고점(6월9일·93.99달러)대비 70% 가량 급락했다.힌덴버그 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보유하지 않았고, 2016년 제작한 수소차 주행 영상도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밀턴은 20일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직을 사임했다.

증시에서 논란이 고조되면서 미 증권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법무부도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화관계자는 "우리는 니콜라가 잘 되길 바란다. 특히 한화는 미국 니콜라와 협력하기 위해 투자한 지분투자회사일뿐이다. 우리가 조사받는 것도 아니고, 투자한 회사가 (니콜라) 사기 의혹에 대해 어떻게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미 SEC와 미 법무부가 조사 중인 만큼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고 더 지켜보는 게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0여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이번 니콜라 사기 의혹을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면 3세 체제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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