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증합의 해놓고 주민 뒷통수…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역대급' 갑질
공증합의 해놓고 주민 뒷통수…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역대급' 갑질
  • 박영근 기자
  • 기사승인 2020-10-19 14:06:07
  • 최종수정 2020.10.19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전, 48m 송전탑 20m 축소 방안 주민과 합의
2018년8월, 돌연 "법대로 하라"며 합의 미이행
주민들 "한전의 초갑질… 간과할 수 없어" 분통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 사진=한국전력공사]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 사진=한국전력공사]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길곡마을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의 갑질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과거 초고압 송전탑을 주민 협의없이 하루만에 설치하거나,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송전탑 높이를 낮추겠다'고 공증합의를 해놓고 돌연 "이행 못 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하는 등의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종갑 사장이 이끄는 한전의 신뢰성이 추락하고 있다.

19일 길곡마을에 거주중인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16년 6월23일 주민과 상의 없이 154kv 초대형원형강관송전탑을 하루만에 야간작업까지 강행하며 설치했다. A씨는 송전탑의 높이가 약 48m로 규모와 형태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마무시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송전탑과 근접한 주택의 거리는 불과 70m 이내였다"면서 "주민들은 송전탑이 설치된 이후 일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럼에도 한국전력공사는 주민들과 사전 협의는 물론 한 마디 통보도 없이 불법적이고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송전탑이 설치된 뒤 부동산 거래는 중단됐고, 인근 주택에 살고 있던 세입자들도 마을을 떠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국회, 국무조정실,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계 부처에 진정·탄원을 무려 1년3개월간 넣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극렬히 저항하자 결국 한국전력공사는 송전탑 설치 과정에서 부당한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피해 주민들에게 사과하는 한편 송전탑 높이를 당초 48m에서 약 20m 축소하는 안을 주민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상생적 입장에서 2017년 9월28일 송전탑 축소안을 수용하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종갑 사장이 취임한 해인 2018년부터 시작됐다. 합의안이 이행되길 기다리던 주민들에게 한국전력공사는 8월7일 돌연 "합의내용을 이행 할 수 없다" "법대로 하라"며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고 A씨는 밝혔다. 제보자는 "같은해 10월12일 부사장과 송전탑 실무 책임자들이 찾아와 합동 회의를 실시했다. 왜 합의 내용을 이행할 수 없냐고 묻자, 이들은 '송전탑 높이 축소공사를 집행하면 관련 부하직원 20여 명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저히 납득되지 않은 핑계로 일관하는 한전 임직원들을 보고 주민들은 아연실색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한전은 이 과정에서 지역지원사업비 추가지원 등을 제시하며 주민 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소송 진행 시 주민들이 감당키 어려운 과다한 소요 기간과 비용불리한 결과 예측 등을 말하며 주민들에게 공갈과 협박 등 갑질을 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거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의 이같은 횡포에 주민들은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고있다"면서 "그러나 한전은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제 식구 감싸기만 하면서 공증된 합의 내용을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게 한전의 '초갑질'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호소했다.

한전 측은 이같은 논란에 "규정을 위반하며 업무를 처리한 책임자는 중징계 조치했으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 및 민원 협의시 규정·지침·기준 등을 철저히 적용하도록 재발방지 교육을 시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m 축소에 대한 협의 위반으로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선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엔 "따로 없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진정 국민을 위한 공사가 맞는지 김종갑 사장의 되새김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