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우려에도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증가폭 높았다... 플랫폼 사업은 확장
'빚투' 우려에도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증가폭 높았다... 플랫폼 사업은 확장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0-10-21 15:13:49
  • 최종수정 2020.10.2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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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에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의 대부분이 고신용자에 몰려 있어 생계자금보다는 '빚투(빚내서투자)' 목적으로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모회사 카카오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로 분류되는 만큼 기존 금융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의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다.

19일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5조원으로 전월(14조7000억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폭(4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 줄었지만 7월 증가폭이 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더 가팔라졌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증가세가 주춤했다. 해당 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3868억원으로 8월 말보다 2조112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2조원대 증가세지만 8월 증가폭(4조705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대출 실행 또한 고신용자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진교 의원이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1∼4등급이 가져간 비중이 93.5%(건수 기준·6월말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6등급은 5.54%, 7등급 이하 비중은 0.87%였다. 전체 신용대출 금액(17조3452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1∼4등급이 가져간 신용대출(17조783억원) 비중은 98.46%로 더 높았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은행권에 신용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고소득·고신용자가 소득의 2~3배 수준으로 많은 금액을 빌리는 데 대해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의 신용대출은 생계형으로 보기 어렵고 부동산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주택매매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신용대출 중 생계형 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우회 수단 등을 골라내는 '핀셋 규제'에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최대한도 및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해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고, 신한은행도 전문직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율을 300%에서 200%로 낮췄다. 하나은행은 또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2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였고, 우리은행은 대표 신용대출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원하는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를 0.5%포인트 축소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5일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16%로 0.15%포인트 올렸다. 그럼에도 대출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비대면 대출 거래 수요가 줄어들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돤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비대면 대출 거래 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출 수요 증가는 순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45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72.2% 늘었다. 카카오뱅크 측은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부분 이익 확대 영향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017년 하반기 이후 누적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신용대출 점유율은 28%에 달한다.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 화상회의에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카카오뱅크만 참여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내 18개 은행은 올 연말까지 매월 신용대출 증가 폭을 2조원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비대면 거래 수요를 활용해 카카오뱅크는 사업 다각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청소년을 잠재고객으로 삼는 전자지갑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내놨다.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미니카드를 발급 받으면 ATM에서 무료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티머니 교통카드(청소년 요금 자동 적용)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은행보다 낮은 연령대의 고객을 겨냥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다만 최근 빅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첨예하게 논의되는 와중에 자사 플랫폼을 강화시키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포털·모바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천만명의 자사 고객들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페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마케팅 제한 등은 받지 않는다. 금융연구원도 ‘금융규제 재정비 필요성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교섭력이 강한 ‘빅테크’에까지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