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전략 짜는 재계…총수들이 뛴다
'위드 코로나' 전략 짜는 재계…총수들이 뛴다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0.21 18:59
  • 수정 2020.10.21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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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유럽·베트남 잇따라 해외 경영 행보
총수 취임 후 위기대응 시험대 오른 정의선
최태원·구광모, 'CEO 세미나'·'사업보고회' 주재
왼쪽부터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왼쪽부터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됨에 따라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코로나 일상) 시대에 맞춰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 현대, SK, 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미래 준비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22일과 26일 각각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현장경영을 재개했다. 

지난 8일에는 유럽 출장길에 올라 네덜란드에서 EUV(노광)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경영진과 만나 차세대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장비 추가 반입 일정을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다. 19일에는 귀국한지 닷새 만에 베트남으로 출국해 20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베트남 현지 추가 투자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하노이에 건설 중인 연구개발(R&D) 센터를 삼성그룹의 연구개발 거점으로 삼겠다”며 “베트남 정부에서도 삼성에 유리한 투자 조건을 마련해주길 희망하며, 삼성도 더 노력해 베트남에서 경영 및 투자 활동을 잘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호찌민 법인을 비롯한 생산 현장 등을 둘러보며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베트남 내 투자 확대 방안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휴대전화 공장을, 호찌민시에 TV·가전제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매년 상·하반기 개최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준비할 전망이다. 이 회의는 국내외 주요 경영진 등 임원 400여 명이 머리를 맞대 내년 경영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다. 스마트폰(IM), 반도체·디스플레이(DS), 소비자가전(CE)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차례로 릴레이 회의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이 부회장의 잇따른 해외 출장 직후 이뤄질 예정인 만큼 해외 시장 확대 대응 전략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취임 직후 당면한 품질 문제 해결 등에 몰두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GV80 엔진떨림 현상, 아반떼 에어컨 소음, 코나 전기차 화재, 세터2 GDi 엔진 결함 등 제품 품질 문제를 지적받아 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완성차 시장의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사업으로 낙점한 전기차까지 잇따라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갓 취임한 정 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정 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3조원 대 품질비용을 충당키로 결정하는 한편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정 회장은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 및 인재 확보는 흔들림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 연구개발본부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채용 규모도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에 발맞춰 수소차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회장 취임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2박 3일간 제주도에서 ‘2020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는 최 회장 주재로 그룹 전 계열사 CEO가 한자리에 모여 올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경영 전략과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 총 30여 명이 참석한다. 나머지 경영진들은 온라인을 통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위드 코로나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경영 해법 마련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이 앞서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를 딥체인지에 기반한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이를 실천할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내년 경영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지난 19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한 달 간 각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해 내년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사업 보고회를 시작했다. 

LG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사업 보고회를 개최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에 전략회의를 수시로 진행함에 따라 정기 사업 보고회를 건너 뛰었다. 

구 회장은 이번 사업 보고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주문하는 한편 고객 중심의 경영을 보다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줄곧 “고객에 사랑받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해 왔다. 이 밖에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도입,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준비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그룹은 통상 사업 보고회가 마무리되는 11월께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져 위기 대응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주요 그룹들이 서둘러 내년 경영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며 "대외 환경 대응뿐 아니라 각 기업이 당면한 개별 문제와 인사 등 내부 현안들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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