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문재인 정권 내로남불, 일일이 정리하다 중도에 그만둬"
강준만 "문재인 정권 내로남불, 일일이 정리하다 중도에 그만둬"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0.10.25 09:35
  • 수정 2020.10.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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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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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물과 사상사]

진보 논객 강준만(64) 전북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교수는 최근 낸 책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인물과사상사)에서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며 "굳이 지적할 것도 없이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착한 권력을 표방했거니와 자신들에겐 그런 DNA가 있다고까지 큰소리친 권력 집단이 내로남불의 화신이 될 때 어찌해야 할까"라며 "권력이 권력을 죽이는 '권력의 역설'을 한국 사회에서 목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권력에 관한 아포리즘(격언) 소개 후 의견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책을 썼다. 왜 권력을 누리면 개인과 집단이 달라지는지, 왜 권력은 끊임없이 비판과 견제를 받아야 하는지 등을 한국 정치의 현실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왜 권력자는 대중의 사랑보다 두려움을 원하는가?'부터 '왜 한국 대통령들의 임기 말은 늘 비극인가?'까지 총 50개의 질문을 던지고 미국 등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서, 각종 칼럼·책 등 일부 구절도 함께 인용했다.

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착하고 선한 이미지로 지지자들의 사랑을 받는 역할을 한다"며 "정권의 실세나 실세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선과 정의의 이름을 앞세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거칠게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권력 행사를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보통) 청와대 거주 기간 내내 온종일 아부의 폭포수를 맞는다"며 "(문 대통령이) 쓴소리를 해줄 사람을 자주 청와대로 불러들여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좋겠건만 이마저 하질 않는다. 스스로 고독을 키워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선과 악, 승과 패로 나누는 이분법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정치의 정상적인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민주화 운동이라는 훈장을 휘두르면서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하는 이들에게서 겸손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과 정치 프레임이 '적대적 공생'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잘못을 극우 보수보다 사소하게 보이게끔 해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장기 집권을 꾀하는 셈법인데, 그 과정에서 나라가 망가진다고 우려한다.

그러면서 "자기 성찰과 책임 의식은 필요 없다. 상대를 열심히 두들기면 된다"며 "허영심이 작동하면 정치인들은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허영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쓴소리하는 극소수 의원들에겐 몰매를 준다"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을 겨냥해서는 "왜 개혁을 외치던 이들이 개혁 대상이 돼가고 있는가"라고 되묻는다. 그는 "반독재 투쟁의 습속을 고수한 채, 게다가 자신의 권력 밥그릇에 대한 욕심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개혁에 임했기 때문"이라며 "개혁을 편 가르기로 이해했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선한 권력이 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겸손해야 한다"며 "늘 다른 사람의 허물은 현미경으로 관찰하려 들면서 자신의 허물은 망원경으로도 보지 않으려는 독선과 오만이 문제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좌표 찍고, 벌떼 공격'으로 대변되는 일부 지지자들의 전투적 행태는 문재인 정부를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망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그들은 그걸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통령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이 권위주의와 매우 친화적이라며 "대통령 공화국"이라는 지적도 한다. "지도자에 대한 과도한 열광은 결코 반길 일이 아니다. 순식간에 과도한 비난으로 바뀔 수 있다"며 국민들이 수평적 조정·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서 강 교수는 올해 4월 낸 책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에서 이른바 '문빠'가 한국 민주주의와 진보적 개혁의 소중한 자산임을 인정하면서도 내 편과 다를 경우 어용 저널리즘을 요구한다는 등 비판을 가한 바 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진=연합뉴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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