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삼성 '이재용 시대' 개막…공격 경영 속 사법리스크 극복 과제
[이건희 별세] 삼성 '이재용 시대' 개막…공격 경영 속 사법리스크 극복 과제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0.25 13:40
  • 수정 2020.10.25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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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 출장을 마친 뒤 23일 오전 서울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 출장을 마친 뒤 23일 오전 서울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향년 78세로 타계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끄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부회장 승진 이후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14년 5월 부친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쓰러진 뒤부터는 사실상 총수 역할을 대신해 왔고,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총수 자리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고인이 와병으로 쓰러진 직후부터다. 

당시 일각에서는 총수의 갑작스런 와병 등으로 인해 떨어진 내부 사기를 이 부회장이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27년간 삼성을 이끌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킨 이 회장의 존재감은 실로 대단했기 때문. 이 부회장이 이전까지는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외부에 드러난 경영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우려로 작용했다. 

2011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참관하는 故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전자]
2011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참관하는 故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이 부회장은 사실상 총수 역할을 대신 하자마자 삼성 방산·화학 계열사를 매각하는 ‘빅딜’을 단행하고 국내 최대 M&A(인수합병)을 실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전략으로 ‘뉴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삼성의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삼성SDS 상장 직후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방산과 화학 업종을 한꺼번에 한화에 매각했다. 

2015년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도 롯데그룹에 매각하며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재계에서는 이를 기점으로 삼성이 전자·물산·금융 등 ‘3각 축’을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보고 있다.

이후 2016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당시 국내기업의 인수합병 최대 규모다. 

2018년에는 향후 3년간 180조 투자 방안 밝히며 5G,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낙점하고, 2019년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까지 굵직한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총수에 오른 직후부터는 회사를 둘러싼 난제 해결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뉴 삼성 플랜도 가동해 왔다. 

실제 지난 2018년 11월 반도체 백혈병 이슈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자 전원 보상과 더불어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 500억원을 기탁하며 11년간 이어졌던 분쟁을 해결했다. 

같은달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 8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국내 대기업이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협력사 임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이 외에도 지배구조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순환출자구조를 완전 해소하고, 노조 와해 의혹 사건 관련 사과 및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출범을 통한 사내 준법감시조직 개편 등 변화를 통해 사회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이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잇따른 사법리스크가 이 부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우선 이 부회장은 현재 피고인 신분 상태로 2건의 재판에 임해야 한다.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면서 지난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이 부회장 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과 첫 재판부터 날선 대립을 이어갔다. 해당 재판은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향후 최소 2~3년에서 길게는 4~5년 혹은 그 이상까지 걸릴 수 있어 삼성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지난 2016년 이 부회장의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검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이 최종 기각되면서 재판이 재개돼 오는 26일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앞서 2017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1년간 총수 부재를 경험한 바 있는 삼성 내부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사법리스크 대응으로 인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사업 환경 속 신기술 개발, 새로운 투자 방안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만 고민하면 되는 경쟁사와 달리 삼성은 이런 기본적인 노력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1위 기업 총수라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글로벌 경영 위기 속에서 대규모 투자 결정은 내리기 힘들다”며 “이 부회장이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삼성 브랜드를 키우고 신사업 육성을 통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과감한 경영적 판단을 내리며 자신만의 색을 입혀 새롭게 성장하는 삼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주며 위기 돌파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는 재판 등 사법 리스크로 인해 행동하는 총수로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상속과 지배구조 개선 그리고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등 각종 경제관련 법안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 등 해결할 과제가 쌓여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대내외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글로벌기업인 삼성의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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