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석號 현대중공업, 3급 비밀 훔치고도 보안우수표창 받았다
한영석號 현대중공업, 3급 비밀 훔치고도 보안우수표창 받았다
  • 박영근 기자
  • 기사승인 2020-10-26 18:19:17
  • 최종수정 2020.10.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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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지난해 12월10일 방위사업창장표창 수여
현대重 KDDX 수주 유리하도록 기준도 변경 의혹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 사진=현대중공업]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 사진=현대중공업]

방위사업청이 최근 3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차기 구축함(KDDX) 개념 설계를 도둑 촬영한 혐의로 9명의 직원이 기소된 현대중공업에게 '보안 우수표창장'을 수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청은 또 KDDX 입찰 공고 직전 현대중공업이 수주 받기 유리하도록 기준을 변경하기도 했다. 한영석이 이끄는 현대중공업과 방사청의 관계가 수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8년 4월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불시 검사에서 해군본부 고위 간부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연구한 3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KDDX 개념 설계도를 빼돌려 도둑 촬영해 보관해 온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지난해 12월10일 방위사업창장표창을 수여했다.

방사청은 아울러 KDDX 입찰 공고 직전 현대중공업이 수주 받기 유리하도록 기준을 슬그머니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KDDX 기본 설계 입찰공고 몇달 전인 지난해 9월, 방사청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업무 지침'을 당초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처분 통보 점수시 최고 -1.5점까지 감점'이었던 기준을 '기소유예 처분 또는 형벌 확정시 감점'으로 내용을 변경했다. 

여기에 방사청은 2021년부터 제안서 평가시 보안우수 가점까지 0.1점 부여하기로 했다. 서일준 의원은 "KDDX 기본설계가 100점 만점에 0.056점 차이로 엇갈린 점을 감안하면 0.1점의 가점은 현대중공업에 결정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감점기간도 '최근 2년 이내'에서 '최근 1년 이내'로 변경해 위반 사항이 현대중공업에 해당되지 않도록 했다. 방사청 지침이 변경되지 않았다면 KDDX 수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현대중공업과 방사청과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했다. "썩을대로 썩은 듯" "사법처리를 안하니까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방사청과 현대중공업을 철저히 조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래놓고 재판에서 일부 관계자만 처벌하면 문제다. 제대로 재판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KDDX 사업을 원점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띄었다. 현대중공업이 반칙을 저지른 만큼 이번 사업에 수주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한영석 사장은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조사 중 증거 인멸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아울러 그가 이끄는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9억7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지난 15일엔 올해만 4명의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밝혀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노동문제 종합세트'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 사장의 비윤리적 경영 등 의혹으로 현대중공업 가치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DDX, 방사청 관련 건은 수사중인 사안이라서 저희가 발언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안전대책은 전사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