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유상증자 위해 '말 많은' 외국계 사모펀드와 맞손··· 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유상증자 위해 '말 많은' 외국계 사모펀드와 맞손··· 왜?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0.28 15:42
  • 수정 2020.10.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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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사 TPG캐피탈로부터 2500억원 투자 유치... 총 7500억원 유상증자
최근 흑자 행진에도 신용대출 급증·자기자본 부족으로 골머리
사모펀드 부정적 이미지... 카뱅 "투자 네트워크와의 협업 강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윤호영 대표이사가 이끄는 카카오뱅크가 글로벌 사모펀드사(PEF)를 앞세워 추가 유상증자에 나섰다. 신용대출 폭증과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윗도는 낮은 자기자본비율 문제로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졌음에도 기존 주주의 입지를 위협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 윤호영 대표의 결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총 7500억원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주당 2만3500원에 달하는 3191만6595주를 새로 발행할 예정이며, 투자평가가치는 8조5800억원(증자 완료 전 기준)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 Capital(이하 TPG캐피탈)’을 새 주주로 맞이한다. 카카오뱅크는 TPG캐피탈에 1064만주를 배정했다. 금액으로는 2500억원 규모다. 출범 이후 이미 3번에 걸쳐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던 터라, 기존 주주만을 대상으로 하는 증자보다 새 주주 영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TPG캐피탈의 주금납입일은 다음달 12일이며 증자 효력 발생일은 다음날인 13일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TPG캐피탈은 공유차량 서비스 기업 우버(Uber),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 중국 검색 포털 바이두(Baidu) 등 글로벌 유명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사모펀드사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투자 유치로 자본확충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시 TPG캐피탈이 보유한 투자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전문투자형(헤지펀드)과 경영참여형(PEF)으로 나뉘는데 TPG캐피탈은 경영참여형이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피인수 기업 지분을 확보해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영업 방식이나 사업구조,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기업을 매각하거나 상장해 수익을 실현한다.

카카오뱅크가 사모펀드사를 끌어들여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로 낮은 자기자본 문제가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말 바젤Ⅲ 적용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03%로 금융당국 권고치(14%)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14.29%)에 비해서도 0.26포인트 떨어졌다. BIS 비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자기자본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신용대출 폭증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옥죄기에도 비대면 대출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아 자본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5조원으로 전월(14조7000억원)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폭(4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 줄었지만 7월 증가폭이 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더 가팔라졌다. 

이에 자본확충을 위한 수단으로 유상증자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IPO 시점이 내년 중으로 예정된 만큼 유상증자가 빠르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관측대로 카카오뱅크는 외국계 사모펀드사를 주주로 영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연달아 터지면서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높아지고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의 투자가 재매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전략적 투자보다 재무적 투자에 집중돼 국부유출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높다. 금융권에는 특히 사모펀드가 블랙홀처럼 지분을 잠식하는 기세가 워낙 드세다 보니, 시중은행 중 외국계 사모펀드의 마수가 뻗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TGF캐피탈은 주급 납입을 마치면 약 5% 안팎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주는 카카오(33.5%)를 비롯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8.6%), 국민은행(9.9%), 한국금융지주(4.9%), 넷마블(3.9%), 예스24(2.0%) 등이 있는데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카카오뱅크가 추진하던 기업공개(IPO) 시기가 조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9월 이사회에서 IPO 의지를 확고히 다졌지만 유상증자로 급한 불을 끈 만큼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은 유상증자와 관계 없이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앞서 9월말 IPO를 위한 감사인 지정 신청을 완료했다"라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위해 연내에 입찰제안서를 발송하고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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