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대혼전' 속으로... 미국, 유명희 지지 발표 vs 회원 대세 나이지리아 후보
WTO 사무총장 '대혼전' 속으로... 미국, 유명희 지지 발표 vs 회원 대세 나이지리아 후보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0.10.29 06:20
  • 수정 2020.10.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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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 9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임문제가 대혼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대신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확인한 것이다.

USTR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라며 "25년간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며 기본적인 투명성의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USTR은 또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하고 있는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과 다시오 카스티요 분쟁해결기구(DSB) 의장, 하랄드 아스펠륀드 무역정책검토기구 의장 등 3명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회의에서 발표한 바 있다.

워커 의장 등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그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제안했다고 회원국 대사들에게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2개월가량 수장 공석 사태를 겪고 있는 WTO가 위축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지난 19∼27일 진행한 선호도 조사에서 함께 결선에 오른 유명희 본부장보다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받아 유리한 입지를 점했지만,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얻어야 사무총장으로 최종 선출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WTO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의 반대가 없는 게 중요한데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합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WTO는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BBC 등 주요 외신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102표, 유명희 본부장이 60표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유 본부장이 최소 70표 이상의 득표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차이가 좀 더 벌어진 것으로, 이날 WTO의 발표는 사실상 유 본부장에 대한 자진사퇴 권고 성격이다.

WTO는 사무총장을 선출할 때 164개국 전원 합의(컨센서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WTO가 출범한 1995년, 그 전신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시절인 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지금까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투표가 실시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우리로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역할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 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친중 성향의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거부 의사 표명이다.

정부 역시 현 시점에서 유 본부장의 자진 사퇴를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마지막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막판 컨센서스 절차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록웰 대변인은 컨센서스 도출 과정에서 "정신없이 매우 많은(frenzied) 활동"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WTO는 이를 통해 전체 회원국이 합의한 후보를 다음 달 9일 열리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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