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가야바의 무덤에서 나온 못들은 과연 십자가 처형 때의 그 못들일까?
[WIKI 프리즘] 가야바의 무덤에서 나온 못들은 과연 십자가 처형 때의 그 못들일까?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0-11-08 07:17:09
  • 최종수정 2020.11.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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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표식이 없는 상자에 든 채 텔아비브 대학에 전달된 두 개의 부식된 못들. 새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못들은 유대의 대제사장 가야바의 무덤에서 출토된 바로 그 못들임이 입증되었다.(이스라엘 허쉬코비츠 제공)
아무런 표식이 없는 상자에 든 채 텔아비브 대학에 전달된 두 개의 부식된 못들. 새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못들은 유대의 대제사장 가야바의 무덤에서 출토된 바로 그 못들임이 입증되었다.(이스라엘 허쉬코비츠 제공)

대제사장 가야바는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으로 신약성경 속에 등장한다. 1990년 바로 그 대제사장 가야바의 무덤이 발굴되었을 때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고대 로마 시절의 못들이 출토되었던 것이다. 이 못들은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2011년 영화 제작자 심차 제이코보비치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최근 진행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이 못들이 십자가 처형에 사용되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학자들은 처음에는 부식된 이 못 조각들이 가야바의 무덤에서 발견되었던 바로 그 못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은퇴한 예루살렘의 고고학자 아르예 심론이 지난주 ‘고고학 발견(Archaeological Discovery)’이라는 저널을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는 분명히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무엇인가를 던져주고 있다.

“못들에 들러붙어있는 녹과 침전물을 세심히 관찰한 결과 우리는 수많은 미세한 뼈 조각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심론은 이렇게 말했다.

“이 못들이 누군가를 십자가에 못 박을 때 사용되었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야바는 A.D. 33년 예수를 처형해달라고 로마 사람들에게 넘긴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에 따르면 이 못들은 애초에 가야바의 무덤 속 납골함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못들이 어떻게 사라졌으며, 일부 학자들은 왜 그 진실성을 의심하는 것일까?

가야바의 무덤은 1990년 예루살렘에서 도로 확장 공사를 하던 인부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 무덤 안에는 10여 개의 납골함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에 아람어로 ‘카야파(Qayafa)’라는 글씨가 씌어있었고 또 다른 하나에는 ‘요세프 바 카야파(Yehosef Bar Qayafa)’라고 적혀 있었다. 이 말은 ‘가야바의 아들 요셉’의 의미이다. 문제가 되는 두 개의 못들은 무덤 내의 한 납골함에서 발견되었지만, 곧 분실되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무덤이 대제사장과 그의 가족 무덤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게다가 고대 유대인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가 1세기 무렵에 기록한 유대인들의 역사와 기독교 신약성경의 기록들을 보면 가야바가 예수를 본디오 빌라도에게 넘겨주었음이 확실하다. 예수는 A.D. 33년 4월 3일 십자가에 처형되었다.

못들은 사람의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길이가 길고, 윗부분이 구부러져있어서 십자가 처형에 사용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아르예 심론 제공)
못들은 사람의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길이가 길고, 윗부분이 구부러져있어서 십자가 처형에 사용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아르예 심론 제공)

이 못들이 가야바의 무덤에서 수상쩍게 사라진 후 텔아비브 대학의 저명한 인류학자 이스라엘 허쉬코비츠는 신기하게도 2000년경 아무런 표식도 없는 상자와 함께 이 고대의 못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상자는 1986년에 사망한 이스라엘의 인류학자 니쿠 하스가 수집한 유적들의 관리를 맡고 있던 한 인물이 허쉬코비츠 박사에게 보낸 것이라고 한다. 또, 니쿠 하스는 1970년대에 어떤 무덤을 발굴하다가 이 못들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IAA)은 이 무덤이 어떤 무덤인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영화 제작자 제이코보비치는 텔아비브 대학 수집품에서 허쉬코비츠 박사가 습득한 이 못들을 우연히 발견한 후 2011년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십자가의 못들’을 통해 예수가 처형된 십자가의 못들과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점 때문에, 이 문제에 정통하다고 알려진 일단의 학자들은 제이코보비치의 다큐멘터리를 통한 주장은 잘해야 추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학자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르예 심론에게는 이 두 개의 고대 못들은 의심할 나위 없이 1세기의 유물이며, 십자가 처형에 사용된 것임이 분명했다.

“저는 이 못들이 나사렛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할 때 사용되었던 바로 그 못들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심론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십자가 처형 때 사용된 못들이냐고 묻는다면 거의 틀림없이,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못들 중 하나는 가야바 무덤에서 출토된 납골함 12개 중 하나 속에 들어있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인근 땅 속에서 출토되었다.(아르예 심론 제공)
두 개의 못들 중 하나는 가야바 무덤에서 출토된 납골함 12개 중 하나 속에 들어있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인근 땅 속에서 출토되었다.(아르예 심론 제공)

심론과 동료 학자들은 두 개의 못들에서 나온 샘플들과 가야바 무덤의 납골함들에서 나온 침전물들과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이들이 물리적으로 화학적으로 동일한 속성을 지니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못들은 심지어는 지금까지 가야바 무덤에서만 발견된 진균(眞菌)류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다 샘플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와 산소 동위원소는 이 못들이 습기가 많은 환경에 보관 중이었음을 나타낸다. 이들은 또 흐르는 물의 방해석 탄산염(calcite carbonate) 층으로 구성된 유석(流錫) 퇴적물이라는 결정적 징표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가야바의 무덤이 고대 수로(水路) 인근에 있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저는 이 못들이 가야바의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믿습니다.”

심론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되자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은 심론 박사 일행의 연구 결과는 두 개의 못들이 실제로 가야바 무덤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입증한다고 확인해주었다. 하나는 납골함 안에서, 또 하나는 땅 속에서 출토되었다고 한다. 

한편, 텔아비브 대학이 연구를 통해 자신들이 보관 중인 못들이 무덤 속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화재관리국은 이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이코보비치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가야바가 이 못들이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이들을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고대 유대인들의 기록에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대제사장 가야바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관련해서만 기록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두 개의 못들이 실제로 예수에게 사용된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예수를 로마인들에게 넘겨주었다고 알려진 인물의 무덤에서 발견된, 1세기의 두 개의 못들이라는 사실 외에 가장 확실한 언질을 주고 있는 것은 이 두 개의 못들이 위쪽이 구부러져있다는 점이다. 이는 못을 박은 측이 십자가에 처형된 인물이 손을 빼내지 못하도록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그리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것은 하나의 가능성입니다.”

허쉬코비츠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과학자로서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dtpcho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