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을 두 배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소상공인에 '세금 폭탄'을 부과한다며 반발이 거세다.
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 3000여 액상 전자담배 판매 소상공인 단체인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는 지난 6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액상 전자담배 세율 인상안에 대해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총연합회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도 전세계 최고 수준인 액상 전자담배 세율을 2배 더 올리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라면서 “우리 소상공인들은 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던 정부에 여러 차례 의견을 제시하고 공식 면담을 요청했지만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총연합회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 준비중인 개정안은 인체 유해 논란으로 한국에서 철수한 미국의 전자담배 제조사 ‘쥴 랩스(JUUL LABS)’를 기준으로 세율 인상안을 결정한 것이라는 부연이다. 쥴의 마케팅 자료를 세금 인상 근거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간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연초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와 같이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세법이 달랐다. 그러나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도 ‘담배류’에 포함시켜 과세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은 △개별소비세법 △지방세법 △국민건강증진법 등 3개 법 개정안에 따라 정해진다.
담배사업법에 따라 담배 과세 대상은 담배 잎에 국한돼 있어 정부는 담배 관련 화학물이나 줄기 등으로 확대해 ‘담배 개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가격 인상에 따른 담배 근절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국회가 이달 중 담배 관련 세금 인상안에 대해 의결할 경우 이르면 내년 1월부터는 현행보다 2배 오른 세금이 붙게 될 전망이다.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기금, 개별소비세 등 1㎖ 당 총 1799원이던 세금은 3598원으로 오르게 된다.
특히 이번 세금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해 본격 시행되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소상공인 위주로 구성돼 있어 업주들의 ‘생존권’이 걸려 있다는 게 총연합회 측의 설명이다.
총연합회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은 액상전자담배만 전 세계 최고세율을 기록하게 된다. 30㎖에 10만7940원이 세금”이라면서 “2위인 미국 코네티컷과 7.3배 이상 차이나는 세금 폭탄을 매기는 정부를 보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에서 우리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반드시 귀 기울여주고 정부의 잘못된 세법 개정안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주길 간절히 염원하면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한다”면서 “3000여 소상공인과 그 가족들이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지 않도록 국회의 현명한 결정을 간절히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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