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세계경제 “출구가 보인다” 한국경제 반등 청신호... '백신 검증 안끝나' 신중론도
[코로나 백신] 세계경제 “출구가 보인다” 한국경제 반등 청신호... '백신 검증 안끝나' 신중론도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11.11 07:45
  • 수정 2020.11.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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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수출 비상
한국경제 수출 비상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암흑 같은 세계경제의 터널에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 중간발표에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경제회복이 장기화하고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2021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지 1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성공적인 백신 등장으로 내년 1분기 성장 전망에 상당한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우리가 3월부터 기다렸던 ‘게임 체인저’”라며 “전반적으로 모든 예측 스프레드 시트가 반대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한국의 경우 수출 위축으로 침체일로를 걷던 경제가 회생하면서 급속도로 냉각된 청년 일자리 시장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백신 시험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또 백신이 전 세계 인구에 의미 있는 비율로 도달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코로나19는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에서 기록적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는 확산세를 억제하고자 새로운 봉쇄 조치를 도입했다. 이에 경제는 4분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백신에 대한 희망적인 관측은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를 개선해 지출과 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봄과 여름 휴가 예약을 시작하면서 바로 관련 업계에 순풍이 불 것”이라고 낙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소식으로 기존 경제 전망치들이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며 "이르면 내년 1분기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부터 크게 수정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CNBC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불어나면서 올겨울 세계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백신 소식으로 오히려 경제 성장은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텔래그래프는 "판도를 바꾸는 백신으로 인해 영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방 주사를 맞은 셈"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희망을 내비친 것은 주로 미국과 유럽 매체다. 이번 발표가 미국과 독일 제약사에서 낸 성과인 데다가, 미국으로선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역대 최고인 33.1%(전분기 대비, 연율)를 기록한 뒤 연달아 나온 낭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이 화이자의 임상 결과를 '경제 성장 가능성'으로 곧장 연결짓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단기적으로는 주식 시장이 활황을 맞으면서 가계 소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론 소비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유럽 증시는 화이자 백신 소식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백신 개발기간이 단축되면서 세계 주요국의 V자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이 늦어질 경우 코로나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U자 또는 L자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거스 포처 PNC 파이낸셜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개발이 늦춰져) 코로나 극복 뒤에도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상황을 걱정해 왔으나, 만일 백신 개발이 앞당겨진다면 우리는 경제 재건 작업을 크게 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위팅 글로벌 투자 담당 수석 전략가 역시 "백신은 세계 경제의 게임 체인저(판을 바꾸는 요소)"라며 "코로나는 언젠가 끝날 사태이며, 실제 그렇게 된다면 이번 사태로 평가 절하된 많은 자산들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으로서 이번 소식은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오랜만에 날아든 '겹호재'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대선후보 당선으로 그간 고조된 무역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백신 성과로 미국·유럽 등 주요국 심리가 개선된다면 한국은 추후 무역에서 부가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

백신 접종 [AP=연합뉴스]
백신 접종 [AP=연합뉴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제임스 스위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망을 실질적으로 변경하기 전에 백신에 제대로 작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보급 시기와 배포 정도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생각을 갖게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임상 성과가 시장에서 기대한 수준 이상이었기에 관심을 받은 것일 뿐 Δ확진자 표본이 100명 아래로 매우 적은 점 Δ중증 환자가 포함되지 않은 점 Δ치료제 부재 등 향후 예상되는 어려움 등의 한계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뒤 연내 생산에 착수할 방침이다. 순조롭게 이어지면 내년 초 미국 내에서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한 우선접종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 공급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공급 가격에 대한 기준도 밝히고 있다.

라이언 리처드슨 바이오엔테크 전략부문장은 “전 세계에서 널리 확보할 수 있도록 백신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과 국가에 따라 차등화하는 계획도 밝혔다. 의약계에선 미국에 공급될 화이자 백신의 접종비를 1인당 39달러(약 4만7000원)로 보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백신 허가와 대량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돼도 팬데믹(대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겨울에 접종 완료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유럽 주요국들도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하루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자칫 백신 개발 소식에 개개인의 방역 인식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 전문가 피터 호비 옥스퍼드대 교수는 “백신 개발 소식은 웃음이 귀까지 걸리게 하지만, 우선 자세한 내용을 보고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백신이 우리들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일으키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mRNA)이다. 안전성 등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mRNA 백신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효능이나 안전성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중간 분석 결과가 두 번째 접종 후 1주일이 지난 시점에 조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항체의 지속 기간이 충분한지 판단하기에 너무 짧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선 통상 5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최소 6개월 지속돼야 유용한 백신으로 본다. FDA는 마지막 접종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의 효력을 기준으로 긴급사용 승인 허가를 내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의 2차 접종 후 2개월이 지난 이달 셋째 주에야 어느 정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와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면역 취약 계층에 대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빠진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된 뒤에는 대량 생산과 유통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에서 6개월, 영상 2∼8도에서 5일까지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액체질소가 담긴 특수용기에 해당 백신을 담아 유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화이자가 고안한 특수용기를 쓰면 유통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빠른 시일 안에 대량 접종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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