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프리즘] 호반건설, 조합원 모집 ‘절반 이하’ 지주택에 참여 의향서 제출한 까닭은
[WIKI프리즘] 호반건설, 조합원 모집 ‘절반 이하’ 지주택에 참여 의향서 제출한 까닭은
  • 박순원 기자
  • 승인 2020.11.12 15:54
  • 수정 2020.11.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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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의 한 지주택 조합 홍보 포스터
서울 은평구의 한 지주택 조합 홍보 포스터

호반건설이 조합원 모집 ‘절반 이하’ 지역주택 조합에 시공참여 의향서를 제출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지주택 조합과 업무대행사 측은 “1군 건설사가 조합원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막상 호반건설 측에선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8월 서울 은평구 한 지주택 조합에 시공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주택 조합과 업무대행사 측은 ‘1군 건설사’가 조합 아파트를 시공할 예정이라며 지주택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 집마련 수요자 입장에서 지주택 사업은 일반분양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주택 사업 성공률은 통상 20% 미만으로 알려져 사업 무산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공존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주택 사업은 일반 분양과 달리 별도의 토지 수용 과정이 필요해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이외에도 실제 사업 진행이 지연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어 건설사들은 사업 참여를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지주택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건설사는 중견 건설사인 서희건설과 한양건설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는 사내 지주택 전담부서를 별도 편제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경우 지주택 사업진행을 위한 별도 부서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한양건설 관계자는 “통상 지주택 사업의 경우 조합원 70% 이상이 모집된 사업지가 있을 때 참여를 검토하게 된다”며 “조합원 모집 50%를 충족해야 지주택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고 건설사는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장별 성격이 다르기야 하겠지만 조합원 모집이 절반도 이뤄지지 않은 지주택 사업에 건설사가 참여 의향서를 낸 부분은 결코 일반적인 사례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은평구의 한 지주택 조합은 호반건설을 앞세워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사진=박순원 기자]
은평구의 한 지주택 조합은 호반건설을 앞세워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사진=박순원 기자]

호반건설이 시공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지주택은 현재 조합원 모집률이 30% 수준으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지자체로부터 지주택 조합설립인가 역시 받지 못했다. 현재 단계에서 지주택 사업 추진을 위해 건설사가 할 수 있는 별도의 역할은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은 시공참여 의향서 제출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해당 지주택 사업장에 시공참여 의향서를 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의향서는 의향서일 뿐 호반건설이 지주택 사업 시공사로 참여하는 것 처럼 해석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조합원 모집 현장에선 호반건설이 마치 해당 지주택 사업을 책임지고 진행 시켜줄 것 처럼 과장 홍보되고 있다. 또 업무대행사는 지주택 조합 아파트 명으로 ‘대조 더 써밋’을 공언했는데, 호반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명이 ‘써밋’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과장 홍보되는 것의 책임은 업무 대행사에게 있다”며 “지주택 업무 대행사가 이런 방식으로 홍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두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며 “과장 홍보가 계속 될 경우 컴플레인 제기 등 추가 대응을 검토할 예정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합 업무대행사 측이 과장 광고하는 것은 잘못됐지만 이는 건설사 입장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주택 사업은 투자자 입장에서 리스크가 있는 사업이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별도의 비용 지출 없이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설사가 진행률이 낮은 지주택 조합에 참여 의향서를 남발하지 않는데에는 도의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의 참여 의향 표시가 현장에선 과장 홍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건설사 입장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며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모든 피해는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주택 사업은 리스크가 많아 회사는 보수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사업이 지연될 경우 회사로 민원이 집중될 수 있고 이는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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