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중국이 승인 안 된 백신을 접종시키는 이유는?
[WIKI 프리즘] 중국이 승인 안 된 백신을 접종시키는 이유는?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0.11.16 06:57
  • 수정 2020.11.16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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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샘플[신화=연합뉴스]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샘플[신화=연합뉴스]

전 세계 국가들이 성공적인 코로나 백신을 최초로 만들어 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큰 백신 기업 두 곳인 시노펌과 시노백이 벌써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접종을 시작했다. 접종자들 대부분은 중국 국영기업 근로자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서두르는 이처럼 이유는 백신 개발에서 앞서 나가려고 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승인되지 않은 백신을 공급하는 것에는 백신 접종자들에게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통제 노력에도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사람들이 백신을 무한신뢰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바이러스는 계속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NPR은, 백신은 감염으로 인한 나쁜 결과들은 막아 주겠지만, 감염 자체를 막지 못하는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한국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제롬 김의 말을 전했다. 백신을 맞아도 여전히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시험 백신을 우선적으로 맞게 된 사람들 중에는 이러한 비정통적인 접근법이 중국의 강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NPR은 전했다. 먼저 바이러스 확산을 막은 중국이 이제는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국영회사가 주는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NPR는 ‘문제는 전혀 없다. 많은 동료들이 일찍, 7월에 백신을 맞았다’고 한 어느 중국 국영 철도 기업 건설 노동자의 말을 전했다. 그는 다른 수백 명의 근로자들과 함께, 중국 철도가 광산 채굴권을 얻는 것을 조건으로 수백 조 원에 달하는 도로 건설을 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이 달 파견된다고 한다. 

중국은 세 백신 개발업체에서 개발한 4종의 시험 백신이 임상 3상 단계에 있으며, 상용 승인 전 안전성 시험 중에 있다. 이 중 가장 선두에 있는 두 기업 시노팜과 시노백 모두 아직 백신이 상용을 위한 공급의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은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지난 10월 시노팜의 류징젠 회장이 중국 정부 기자회견을 통해 말했는데, 사실 시노팜의 백신은 지난 여름에 긴급 사용의 명목으로 배포됐고,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판단한 바이러스 관리 최전방의 의료진과 대도시 중요 서비스 근로자들에게 접종됐다.

시노백은 중국 저장성 지역에 하루 수백 회 분량의 백신을 자기부담금 약 60달러 상당으로 선착순 접종하도록 하는 장소들을 이미 구축했다고 한다. 

중국의 백신을 도입하려고 하는 국가들도 있다. 필리핀은 9백만명에게 시노백 제품을 접종시키겠다고 했으며, 브라질의 상파울로는 시노백 백신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고, 승인되면 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브라질은 시험 참가자의 자살 의혹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 달 잠정적으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중국 CDC 소장 젱중웨이는 같은 10월 기자회견에서 긴급 사용을 통한 백신 접종은 정말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긴급 사용 승인의 결정은 WHO의 관련 규제가 완성된 뒤, 여러 차례의 엄격한 논의와 평가 뒤에 나왔다’고 말했다.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설명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은 수 개월 동안 확진자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공식 보고했기 때문에, 긴급 사용이 있을 수 없다고 홍콩대학의 분자바이러스학 진동안 교수는 말했다.

시노팜은 11월 현재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시험 백신 2회 접종을 했으며, 접종 부위의 가벼운 통증 외에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해외 국가들로 파견되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중국의 보건 당국은 말했었다. 그러나 시노팜 측은 백신 접종자들 중 56,000명만 해외로 나갔다고 했다.

또 중국의 이른 백신 접종으로 새로운 백신으로 생기는 항체가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사스 때 시험용 백신을 맞은 일부 동물들에게 발현된 폐질환을 예로 들었다. 

중국은 이미 수 차례 중국 내에서 의약품 품질 관련 문제들이 터져 중국 안팎의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에도 이런 문제가 터진다면, 재앙이 될 수 있다.

‘이대로 하기로 결정한다면, 중국의 명성을 망치게 될 것이고, 상황은 악화돼 더 이상 아무도 중국이 만든 백신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라고 진동안 교수는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긴급 상황이 아닌데도 승인되지 않은 백신을 배포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가 공중보건의 필요성보다는 상업적 이익에 따른 것이라고 워싱턴 외교관계위원회의 선임연구원 황얀종은 말했다.

시노팜 같은 기업들은 일단 백신이 승인이 되고 공식적으로 공급 개시가 되면, 가격 결정권이 없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이를 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원하는 대로 금액을 책정할 수 있고, 또한 협의의 문을 열어 놓도록 중국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다고 한다. 황얀종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일관되고 중앙화된 결정만 내리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건 당국자들도 백신 제조자들도 백신의 품질을 확정할 방법을 아직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노팜의 류 회장은 11월 보건 컨퍼런스에서 해외 여러 곳으로 파견된 국영기업의 근로자들과 중국 외교관들이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NPR은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수십 명의 중국 정부 근로자들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중국의 글로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정책을 위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장 해외로 나갈 계획이 없는 이들도 백신을 맞았다고 NPR은 전했다.

그래서 해외로 나갈 일이 없는 일을 하고 있는데도 안전 상의 이유로 맞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이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월 중국의 언론들은 해외에서 유학하고 있는 중국 학생들이 시노팜 백신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보도 다음 날 백신 접종 지원 플랫폼이 폐쇄되고, 신청한 사람들에게는 시노팜 백신이 더 이상 공급될 수 없다는 안내를 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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