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가덕도신공항 추진 절차 간소화 위한 특별법 추진
국민의힘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 바꿔...일관성 없어"
정부가 김해신공항 추진안을 사실상 백지화 하면서 정국의 핵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특히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민심 잡기에 승부수를 걸었다. 다만 정치권 입김에 따라 정책이 손쉽게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최종 검증결과를 발표했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추진안에 대해 안전과 시설 운영·수요, 환경, 소음 등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여건은 갖추고 있지만 미래적인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는 게 검증위 설명이다.
검증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추진안을 발빠르게 내세웠다. 민주당 지도부는 검증위 발표 이후 즉각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가덕도신공항 추진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별법 추진' 입장을 밝히며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특별법은 신공항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는 것과 함께 신공항 부지를 가덕도로 확정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당 인사들은 특별법 추진을 신속히 진행하겠다면서도 보궐선거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특히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해당 문제를 전담할 기구로서 정책위원회, 국토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거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긴급 대책회의에서 “이제 김해신공항 추진계획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동남권 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오래 전부터 가덕도신공항지지 의사를 밝혔다. 법적 보완과 신속한 조사 등 광범위한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검증위는 100% 민간으로 구성됐고 총리실조차 어떤 결론의 보고서가 나오는지 모르고 있다”며 “정치적이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명확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내 PK(부울경)와 TK(대구경북) 의원들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은 일관성 없는 정책 변동에 대한 지적을 강력히 제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판박이가 아닌가 한다. 중요한 국책 사업을 변경하는 과정에 무리나 불법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도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사업 변경이 적절한지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며 “민주당 시장 성범죄 보궐선거를 앞둔 표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할 경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5개 자치단체가 갈등한 끝에 세계 최고 공항전문기관의 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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