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전국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부산 아파트값 급등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부산 아파트값의 상승 추세가 서울 아파트값을 자극해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반등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거래일 기준 3926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770건) 대비 156건 늘어난 수치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 1만5615건, 7월 1만646건, 8월 4986건, 9월 3770건을 보였다. 하지만 10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남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 65건이 신고돼 서울 25개 자치구 중 73건을 차지한 구로구에 이어 가장 많았다.
그간 정체됐던 고가 재건축 단지 거래가 재개된 점이 눈에 띈다.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물건은 최근 수일 새 매수세가 늘어나며 조정된 급매물이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도 토지거래 시 관할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신청이 다시 접수되는 등 거래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같은 강남 아파트 매매시장 활성이 부산 아파트 매매 시장의 과열로 발생한 사례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정체를 보이고 있을 때 부산 지역은 최근 1년 새 아파트값이 2배가량 뛰어 격차를 좁혔기 때문이다. 은마 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1월 22억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 6월 19억1000만 원으로 매매가가 더 줄었다.
반면 부산 수영구 남청동에 위치한 '삼익비치타운' 148.20㎡ 11층은 지난달 24억 원에 매매가 성사돼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해당 크기의 아파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2~13억 원 시세였으나 지난해 11월 부산 수영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급격한 가격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 12월 16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 6월엔 20억 원을 넘겼다.
정부는 부산 부동산값이 급상승하자 해제했던 조정대상지역을 다시 지정했다. 대상은 수영구, 해운대, 동래구, 남구, 연제구 등 5곳이다. 정부가 부산 일부 지역을 규제하자 부산 아파트 매매시장 열기는 다시 식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규제 하루 전 삼익비치 매물은 136건으로 147건으로 늘었다. 시세보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5건에서 12건으로 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시장을 자극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라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원가 많이 풀려있어 부동산이나 주가 같은 자산가격에 버블을 확대시키고 있다. 지나친 가격 거품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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