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가는 허연수號 GS리테일, GS홈쇼핑 합병은 '땜빵 전략'이었나
기울어가는 허연수號 GS리테일, GS홈쇼핑 합병은 '땜빵 전략'이었나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11.30 16:26
  • 수정 2020.11.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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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나스호텔·랄라블라, 매년 부실한 실적으로 GS 리테일 고심
신사업 살려라…허연수 부회장 특명 받은 조윤성 사장도 진땀
"주력사업까지 성장 둔화, 위기 돌파 카드로 GS홈쇼핑 꺼낸 듯"

GS홈쇼핑 합병에 대해 대외적으론 '공룡 유통사'를 외치고 있으나, 일부 업계에선 사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일으킨 적자 사업을 메꾸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허 사장이 지난 2015년 연말 GS리테일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리테일의 수익성 악화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허 부회장은 자리에 오른 뒤 같은해 GS리테일의 미래 먹거리로 파르나스호텔 인수와 2017년 핼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 추진을 실시했다. 그러나 파르나스호텔(인터컨티넨탈, 나인트리호텔)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지난해 3분기 746억 원 매출 대비 올해 4.5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허 부회장의 주도로 간판을 올리게 된 랄라블라는 지난해 심각한 적자를 못이기고 점포 수 17%가량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1분기 매출 330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1% 감소했고 영업손실액은 9억 원 늘어난 셈이다. 영업이익률은 -9.4%에서 -14.4%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과 상생 도모 기업으로 꼽혔던 GS리테일이 최근 랄라블라의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10억5800억 원을 부과받는 등의 철퇴를 맞아 이미지가 깎이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허 부회장은 GS25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조윤성 사장을 지난해 말 '플랫폼 비즈니스 BU'라는 신설 부서의 수장으로 부임하고 랄라블라를 정상 궤도에 올릴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성적표로만 두고봤을 땐, '신의 손'이라 불리는 조 사장도 어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건 주력사업인 편의점사업까지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GS리테일은 올해 2·3분기 잇달아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1조87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신장했으나 영업이익은 8.8% 감소한 810억 원을 나타냈다. 지난 2분기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2조2104억 원, 영업이익은 23.2% 급감한 529억 원을 보였다. 신사업부터 기존 사업까지 모두 빨간 불이 들어온 셈이다.

허 부회장 입장에선 이를 해결할 만한 묘수가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그 묘수를 GS리테일은 GS홈쇼핑에서 찾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10일 회사 합병 결정 사실을 공시했다. GS홈쇼핑은 6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39억 원이지만,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으로는 기타채권에 금융기관예치금으로 5345억 원이 남겨져 있다.

아울러 GS홈쇼핑은 지난해 1097억 원, 2018년 133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다. 일명 '현금 부자'인 이 회사를 GS리테일은 합병비율 1대 4.22로 GS홈쇼핑 1주당 GS리테일 신주 4.22주가 배정되도록 지정하고 합병을 결정했다. 이를 풀어보면 GS홈쇼핑의 기업가치는 9368억 원이 되는 셈이다. 주주들은 GS홈쇼핑의 가치가 턱없이 낮다며 볼맨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는 GS홈쇼핑이 합병될 경우 결국 GS리테일의 깨진 장독대를 막아줄 '땜빵'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홈쇼핑의 막대한 현금성 자산으로 GS리테일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은 합병 소식을 두고 '초대형 유통 공룡이 탄생한다'며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GS리테일 주식을 이용해 GS홈쇼핑의 현금과 영업을 가져가는 것은 윤리적·도덕적으로 적절한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 부회장이 벌려놓은 일을 GS홈쇼핑이 떠안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GS리테일 측 관계자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해가 안된다. 유통업계에선 편의점 사업 상황이 좋은 편이다. 어떤 근거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올해만 코로나로 호텔 등에서 적자가 나온 것이다. 적자 금액도 회사 전체로 봤을 때 그리 크지 않은 수치다"라고 말했다. 이어 'GS홈쇼핑 몸값을 낮춰서 합병했다'는 일부 주주들의 반발에 대해선 "법을 준수하면서 하고 있지 않느냐. 규정상 문제없이 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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