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당긴 도화선, 금융권 '가상자산 수탁' 경쟁 판도는
국민은행이 당긴 도화선, 금융권 '가상자산 수탁' 경쟁 판도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1.30 15:16
  • 수정 2020.12.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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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해시드-해치랩스, 디지털자산 기술 협력
NH농협은행-법무법인 태평양-헥슬란트, 가상자산 비즈니스 모델 공동 구축
특금법 시행·가상자산 과세 이슈 얽혀 있어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사진=연합뉴스]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이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협은행도 올해 가상자산 커스터디(Custody, 수탁 및 관리) 사업을 통해 디지털 사업 부문을 보강하고 있는데, 향후 금융권에서 커스터디 서비스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해치랩스, 해시드가 함께 한국디지털에셋(이하 KODA)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해치랩스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시드는 디지털자산 투자기업으로 통한다. KB국민은행이 직접 출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은 이번 최초인데, 국내 은행들 가운데 가장 빠르게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해 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KODA는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가상자산사업자를 포함해 디지털자산을 취급하고자 하는 법인과 기관을 위해 가상자산 수탁,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 장외거래(OTC)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가상자산의 예치, 대출, 결제 시장으로까지 확장해 디지털자산 시장의 은행으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8월 해시드, 해치랩스, 컴벌랜드코리아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을 결의했다. 해당 업체들은 8월 6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디지털 자산의 보안·관리, 규제 변화에 따른 공동대응,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신사업 발굴, 블록체인과 금융과의 연관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손을 잡았다. 

MOU에는 디지털자산의 보관·관리, 관련 규제 변화 공동 대응,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신규 사업 발굴, 블록체인과 금융과의 연관 생태계 조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겨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화폐, 부동산, 미술품, 권리 등의 자산들도 디지털자산으로 발행되고 거래될 것으로 전망해 이에 필요한 기술과 생태계를 이번 협약을 통해 확보해 나간다는 차원에서 이번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는 “디지털자산 분야에서의 혁신적 서비스 발굴을 통해 참여사들과 동반 성장하길 바란다”며 “KB국민은행은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 기업과 협력해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 가상자산의 투자, 거래 등과 관련된 'KBDAC' 상표를 특허 출원했다. 지난해 6월 11일에는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기술을 보유한 아톰릭스랩(Atomrigs Lab)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관심을 나타냈다.

국민은행 외에 NH농협은행도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내년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 개정안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구축할 예정이며, 8월 초에는 특금법 대응을 위한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기관투자자 및 가상자산 거래소, 블록체인 사업자를 위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임을 직접 밝혔다. 신한은행은 현재 실명계좌 입출금 계정 계약을 맺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금융권 최초로 우리금융 통합포인트인 위비머니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위비코인'으로 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관련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정부가 지난 2017년 12월 암호화폐 투기가 만연한 당시의 상황이 염려된다며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수립했는데, 위험도가 커지면서 사업이 좌초된 것으로 관측된다. 

올 상반기 은행권은 처음으로 △디지털(블록체인,인공지능,빅데이터,콜인프라) △카드 디지털(웹모바일,간편결제,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채용형 인턴을 뽑기도 했다. 은행권 대부분은 하반기에도 디지털 인력을 모두 채용중이다. 전통 금융산업을 넘어 신산업인 블록체인 분야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만 현재도 정부가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부산시가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되고 특금법도 통과됐지만 여전히 가상자산 공개(ICO)는 국내에서 금지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외에 실물 자산과 연계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증권형 토큰 등도 발행할 수 없다.

금융권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중소형 거래소들이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코인원과 업비트, 지닥, 고팍스 등 거래소가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빗썸도 커스터디 베타 서비스를 론칭해 경쟁에 참전했다. 중소형 거래소들도 수익원 창출을 위해 커스터디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대형 거래소에 금융권까지 진출 의사를 밝히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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