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중국과 호주의 오늘... 긴장관계 들여다보니
[WIKI 인사이드] 중국과 호주의 오늘... 긴장관계 들여다보니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0-12-01 06:58:08
  • 최종수정 2020.12.01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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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신화·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신화·EPA연합뉴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방향으로든 대중국 정책을 재정립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동맹들의 동참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게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 측면에서 호주와 중국 간의 정치·외교·경제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행보에 타산지석을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치, 사회, 문화를 다루는 온라인 매체 <더디플로맷>은 30일 아슬아슬한 외교적 긴장 관계 속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중국과 호주의 경제 관계 등을 짚어보는 칼럼을 게재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초대 주중 호주 대사였던 스티븐 피츠제랄드 박사는 2012년 호주와 중국 외교 수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양국 관계의 성장 가능성을 돌아보았다. 그는 호주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다차원적 전망을 발전시키기 위해 경제 관계 이상을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여러 단계에서 접근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가까워지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피츠제럴드 박사는 당시 이렇게 주장했었다.

“성숙한 관계란 그런 것이며, 양호한 정치 관계는 접촉의 강도를 그렇게 유지하는 데 달렸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위와 같은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호주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캔버라와 베이징 간의 관계는 상당수 호주 전직 총리들과 외무장관, 주중 대사들이 정부 대 정부 채널의 실종을 우려할 정도로 악화되었다.

호주의 모리슨 총리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시켜 온 것은 일본이나 대한민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같은 지역 파트너들과 맺어온 복잡한 관계와 비교된다. 호주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에 대한 이해 부족과 소통 부재는 수출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미쳤으며, 특히 중국 경제가 소비 경제로 전화하는 시점에 이에 부응하려는 호주의 산업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수많은 규제, 검역, 그리고 새로운 관세 장벽으로 인해  랍스터나 체리 같은 신선식품들이 중국 전역의 수입항에서 찾아가는 사람 없이 썩어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조처는 양국 관계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호주 비즈니스 커뮤니티를 로비스트로 동원하려는 두 가지 속셈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호주·중국 관계의 저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전술적이며, 특정 수입 분야 전반에 걸쳐 꾸준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관영 언론들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상품에 대한 거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호주가 중국에 연간 800억 달러(호주 달러)씩 수출하는 철광석 분야가 눈에 띈다. 호주 철광석 기업인 ‘포테스큐 메탈 그룹’은 새로운 거래선과 추가 계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중국과의 기존 파트너 및 주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의 광산 기업 BHP의 CEO 마이크 헨리는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 개발 포럼’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자사의 오랜 기업 의지를 역설했다.

“중국은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가장 큰 시장이며, 점점 증대하는 재화 및 서비스의 핵심 공급원입니다.”

헨리는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하는 경제적 힘과 속도 면에서 중국은 팬데믹을 극복하는 세계의 전범(典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호주의 중국 유산

1972년 호주는 서방 세계에서 스웨덴에 이어 중화인민공화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두 번째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호주는 현재까지 정부 최고위층에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물을 선출한 유일한 서방 국가이다. 전직 총리를 지낸 케빈 러드가 그 인물이다. 또, 전직 주중 대사이자 2020년 외무통상부 장관에 임명된 프란시스 아담슨도 역시 중국어를 할 줄 안다.

사실 피츠제럴드가 거의 10년 전에 열망했던 양국 관계는 현재의 긴장 관계 속에서도 상거래와 소통 측면에서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는 있다. 호주는 지난 50년 동안 재외동포와 기업가에서부터 학생들과 과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문가 4세대를 성공적으로 육성해왔다. 러드나 아담슨 같은 일부 인물들은 정치 지도자 반열에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캔버라 당국의 외교적 패착 및 호주 내 중국 공동체에 대한 상원의 청문회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관계는 꾸준히 폭넓은 행보를 유지해왔다. 굳건한 채널이 뒷받침되고, 가끔씩 최고위층을 포함하는 중요 인사들이 현재의 쌍무적 소통과 관계를 보장해왔던 것이다.

상하이 호주 상공회의소 국장인 비드 페인은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주류 언론이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복원력이 있다고 본다.

“호주 상공회의소는 25년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활약해왔으며, 우리 회원들 상당수는 그보다 오랜 세월 동안 중국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맺고 있는 인간 대 인간 관계는 매우 강력하며,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들이 아닙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재의 상태

호주는 중국의 주요 수입국 중 10위 안에 든다. 철광석, 천연가스, 석탄, 그리고 금이 이들 수입품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2018-2019년 기준으로 980억 달러(호주 달러)를 기록한 한편 교육과 관광 같은 서비스 산업도 2018-2019년도 기준으로 160억 달러(호주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무역 거래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들 산업 부분의 성공이 더 세련되고 상대방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시장을 요구한다는 측면에서 이 분야의 성공은 호주 내 중국 비즈니스 공동체가 이끌어왔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이 분야가 겪고 있는 가장 큰 곤란은 코로나19로 야기된 여행 제한 조치와 방역 기준들이다.

그러나 기본적 관계는 이러한 상품 교역을 뛰어넘어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많은 산업 분야에서 호주의 최대 시장이다. 호주 양모의 90%, 보리의 48%, 면화의 68%가 중국에 수출된다. 또, 호주 상위 10위 내의 수입업체 90%가 중국에 수출되는 제약, 과학 도구, 의료 장비 같은 상품들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에 포진하고 있다. 중국과 호주 쌍방 투자는 총 1380억 달러(호주 달러)를 초과하며, 호주는, 해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중국 보따리상을 일컫는, ‘다이고우(daigou)’의 최대 구매 국가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교역 현황은 최근 외교 관계의 요동에도 불구하고 영향을 받고 있지 않으며, 지난 18개월 동안 많은 프로젝트들이 새롭게 갱신되거나 발전되었다. 

상하이 호주 상공회의소 국장인 비드 페인은 외교 관계의 긴장 속에서도 호주는 중국 본토에서 좋은 국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안전하고 믿음직하며 고품질이라는 호주 상품에 대한 평판은 소비자 단계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상하이 호주 상공회의소 국장인 비드 페인은 이렇게 평가했다.

“건강, 식품, 음료, 그리고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겁니다.”

바이든 시대의 전망

이번 미국 대선은 미국이나 호주 모두에게 대중국 관계를 재정립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정치가 호주 의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가져올 대중국 정책의 변화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당선자의 무역 및 비즈니스 정책 모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필요를 인정한다. 바이든이 소기업을 독려하고, 기업가와 테크놀로지 투자를 중시하며, 미국 제조 산업을 강화하겠다는 아젠다는 중국과의 보다 큰 협력을 전제할 수 있다. 바이든의 대부분의 무역 자문역들은 미국 농업·산업 분야에 미친 무역 전쟁의 충격을 해쳐나갈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온실가스 방출 문제,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공정무역, 국제 기술기준의 발전,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 등 바이든의 외교정책 우선순위 또한 중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바이든의 오랜 자문역이자 이번 국무장관 내정자인 토니 블링큰은 지난 9월 미국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중국과 경제적으로만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특별히 언급한 바가 있다.

대통령 당선인 자신도 미국 유권자 내에서 생성된 반중국 정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대선 기간 동안 다수의 인종 공동체와 이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인 바가 있다. 그러가 하면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 중심축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2013년 오바마와 시진핑의 정상회담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직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토마스 도닐론이 바이든의 주중 대사로 임명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를 동시에 만족시켜야하는 호주의 정책입안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 그리고 수출업자들은 기나긴 숙제거리를 안게 될 것이다. 이번 달 호주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4자 안보회담(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을 지지함으로써 양국의 환심을 사도록 노력했다. 이러한 행보가 호주가 오랫동안 기울인 지역의 경제적, 지정학적 해법의 한 신호가 된다면 다가올 미래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듯하다.

 

dtpcho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