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시대 첫 사장단 인사…안정 속 세대교체 가속화
이재용 시대 첫 사장단 인사…안정 속 세대교체 가속화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2.02 17:29
  • 수정 2020.12.0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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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사장, 가전 출신 첫 사장 발탁
반도체서 50대 젊은 리더 전진 배치
3인 대표 유지…이재용 승진은 빠져
삼성D 새 수장에 QD책임 최주선 사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9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공식적으로 처음 진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기본 원칙인 성과주의를 근간으로 안정을 꾀하는 한편 지난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추후 이어질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의 경영 밑그림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삼성은 2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에서는 3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사를 건너뛴 2016년을 제외하고 2015년 4명, 2017년 7명, 2018년 4명의 사장단이 교체된 것에 비하면 인사 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부회장은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등 삼성전자의 3인 대표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성장과 혁신을 이끈 인재에 대한 보상과 핵심사업인 반도체의 미래를 주도할 세대교체 인사는 과감하게 실행했다. 또 이번에 사장 승진한 인물들은 모두 개발 전문가 출신이다. 기술을 중시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왼쪽부터)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왼쪽부터)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승 사장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 생활가전 출신 최초의 사장 승진자다. 현 김현석 CE부문 사장은 TV 출신이다. 

1960년생인 이 사장은 고려대 기계공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뒤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며 올해 1월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장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코로나19로 생활가전 사업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비스포크 시리즈 등으로 3분기에만 1조5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점을 인정받았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50대의 이정배 사장과 최시영 사장이 각각 사장 승진과 동시에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주력 사업을 총괄하는 새 사령탑에 50대의 젊은 차세대 리더를 전면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노태문 사장을 고동진 사장의 뒤를 이어 무선사업부장에 낙점하는 등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본격화해왔다. 

이정배 사장은 D램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며 메모리사업 성장을 견인해온 D램분야 전문가다. 최시영 사장은 반도체 전 제품에 대한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을 이끌어 온 공정·제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기존에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낸 진교영 사장과 파운드리사업부장을 지낸 정은승 사장은 각각 종합기술원장과 DS부문 CTO로 자리를 옮긴다. CTO는 이번에 신설된 자리로 반도체와 생활기술연구소를 관장하게 된다. 이는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공정 개발에 힘을 실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감한 쇄신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겸)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겸)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장을 교체하며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준비를 가속화한다. 

최주선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를 겸한다.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 역시 50대의 젊은 리더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 전략마케팅팀장, DS부문 미주총괄을 역임한 설계 전문가다. 최 사장은 올해 1월부터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 밖에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연구담당 사장이 글로벌전략실장에 보임됐다.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이다. 

글로벌전략실은 MBA 출신의 우수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글로벌 리더로 양성하고 계열사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을 통해 사업 현안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대안을 제시하는 조직이다. 

김 사장이 삼성의 글로벌 핵심 인재 영입에 주요 역할을 맡게된 만큼 인사 전후로 외부 인재 영입 또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재 중시’를 주요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는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직접 세바스찬 승(승현준) 사장을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부 유능한 인재를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회장은 총수로서 본인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 우수한 인재 영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의 최대 화두였던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여부는 발표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회장 취임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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