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병철 교수 “다른 제약사는 실패했지만..유한양행은 해냈다”

국산신약 31호 폐암치료제 ‘렉라자’ 허가..“환자에게 추가 옵션 제공” “2023년 초쯤 1차 치료제 확장 가능성”

2021-01-22     김 선 기자

유한양행은 최근 국산개발 신약 ‘31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를 식품의약품안저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그동안 비소세포폐암 1차·2차 치료제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유일했다.

렉라자 국내 허가는 폐암 환자들에게 추가 옵션을 제공한 점과 차후 임상시험 3상 성공 시 타그리소가 갖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학계의 깊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위키리크스한국>은 지난 21일 렉라자 임상 1상·2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렉라자)허가 의미와 향후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나눴다.

조병철 교수는 렉라자를 개발한 유한양행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교수는 “모든 제약사들이 이 약을 만들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불가능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해냈다”며 “임상 3상에서 좋은 결과를 받아 내후년 초쯤에는 1차 치료제로서의 확장과 EGFR 돌연변이 폐암까지 3세대 치료제의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암 환자에게 시행하는 임상시험은 다른 환자와 다르다. 당뇨·혈당·고혈압 등에서 보여지는 임상시험 부작용과 다르게, 암 환자들은 약이 안 맞으면 바로 오늘 내일 사망한다”며 “의사로서 윤리 의식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환자를 맡긴다는 것은 그만큼 약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렉라자 허가는 EGFR 변이 양성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LASER201(YH25448-201) 임상에서 2차 치료제로 투여 받은 환자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렉라자는 EGFR T790M 저항성 변이에 선택성을 갖는 경구형 3세대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이다. 특히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 환자에게도 우수한 효능과 내약성을 보였다.

이번 허가로 이전에 EGFR 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사용 가능하게 됐다.

조 교수는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성공 승인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다. 렉라자의 1차, 2차 치료는 글로벌 임상을 통해 다른 국가에도 등록 및 사용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 3상 이후 1차 치료제를 넘어 EGFR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또는 흔하지 않은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렉라자 임상 3상과 관련해 현재 10여개 국가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300명 후반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다른 질환과 다르게 장기간 투약하면서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최소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기대하고 있다. 다만 타그리소와 1대 1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게 아니다 보니 비교 분석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