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풍'에 10억 이상 증권사 고액 자산가 1년새 급증

5대 증권사 10억원 이상 자산가 3만330명→5만623명 증가 코로나19 여파로 가파른 주식 상승…신규 투자 규모 늘려

2021-02-07     장은진 기자
주식투자

주식 투자 열풍으로 증권사에 10억원 이상 예탁한 자산가들이 1년 새 53%나 늘어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 10억원 이상 자산을 예탁한 고액자산가의 수는 총 5만623명으로, 전년(3만3030명) 대비 53.3% 늘어났다. 이들 증권사에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보유한 자산은 최소 50조원을 넘는다.

10억원 이상 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미래에셋대우이다. 2019년 1만680명에서 2020년 1만5780명으로 47.8% 증가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40%에서 많게는 60% 이상 숫자가 늘어났다.

1억원 이상 고객수 증가율은 더 높았다. KB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의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2019년 45만4200여명에서 지난해 75만400여명으로 29만6200명(65%) 늘어났다. 이중 미래에셋대우가 2019년 16만4600명에서 25만1700명으로 53% 가까이 늘어났으며, 다른 증권사들도 7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30억원 이상 자산가 수도 늘었다. 30억원 이상 고객이 가장 많은 삼성증권의 경우 2019년 1984명에서 2020년에는 2841명으로 43.2% 증가했다.

이처럼 고액 자산가들이 증권업계로 몰린 데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초저금리 아래에서, 증시가 급등한 데 기인한다. 2019년 말 코스피 지수는 2197.67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2873.47까지 치솟으며 30.8% 상승했다. 코스닥도 669.83에서 968.42로 44.6%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코스피에서 47조원, 코스닥시장에서 16조원 등 총 63조원 이상에 달한다.

올해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처음으로 3200선(3208.99)을 돌파했으며, 지난 5일 종가 기준 3120.63에 머물렀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증시로 머니무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파른 주가상승으로 평가금액이 늘어난데다 주식투자를 신규로 시작한 고객도 늘었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