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금지에 '나홀로 귀성' 확산... 설연휴 특별방역·민생대책은

2021-02-10     최종원 기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기차역과 터미널, 공항이 귀성객들로 가득차고 있다.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귀성객들은 철도, 버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를 띄어 앉으며 방역에 신경쓰고 있었다.

이날 오후 서울역 대합실 벤치는 거리두기를 위해 비워둔 자리를 빼고 대부분 들어찼다. 가족 단위로 3∼4명씩 모여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일행 없이 혼자이거나 2명씩 있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행 KTX 열차는 차량당 1∼2자리를 제외하면 창가 쪽 좌석이 꽉 찼다. 승객 대부분은 창가 좌석에만 앉으며 거리두기에 협조했다.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도 한산했던 오전에 비해 귀성객이 부쩍 불어나 있었다. 대합실 벤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앉지 못하도록 비워둔 자리 외에는 대부분 채워졌고, 복도와 승강장에도 줄을 서 있는 이용객이 많았다.

이들은 저마다 여행용 가방과 보자기로 감싼 명절 선물 꾸러미 등을 들고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 시간에 맞춰 무거워 보이는 쇼핑백과 선물 가방을 들고 힘겹게 걷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직계 가족이라고 해도 주소지가 다르면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한 방역 당국 지침으로 '나홀로 귀성'을 택하는 승객이 많았다.

서울의 한 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는 정모(27) 씨는 "부모님이 이번 설에는 얼굴 보러 내려오라고 하셔 부산에 간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43) 씨는 "올해는 KTX에 좌석 제한이 생기는 바람에 예매에 실패해 버스를 타기로 했다"며 "귀성객이 많은지 광화문에서 다리 건너 강남 오는 데도 차가 생각보다 많이 막혀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 뻔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도 제법 붐볐다.

한 항공사 직원은 "코로나 시국의 평소와 비교하면 오늘은 정말 사람이 많은 편이다. 제주·부산행 승객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며 "다행히 긴 줄을 기다리면서 마스크를 벗는 승객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여행용 가방을 여러 개 끌고 분주하게 이동했다. 한 탑승수속 대기 줄에는 50여 명의 승객이 모여있었다. 바닥에 붙은 대기 선에 맞춰 서 있었지만, 가족 단위로 대기하는 경우가 많아 1m 거리두기가 지켜지진 않았다.

이날 오후 들어 고속도로 정체도 시작됐다. 오후 4시에 승용차로 서울요금소를 출발할 경우 전국 주요 도시까지 소요 시간은 부산 5시간 20분, 광주 4시간 20분, 울산 4시간 50분, 강릉 2시간 40분 등으로 예상된다.

귀성 방향 정체는 오후 6∼7시에 절정에 달한 후 다음 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귀경 방향도 오후 6∼7시에 가장 차가 막히겠다.

도로공사는 "연휴 전날 퇴근 차량과 귀성 차량이 혼재돼 평소 주말보다 혼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균

▷ 확진자 급증세에 방역당국 긴장... 설연휴 끝나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본격 논의

설 연휴에도 방역당국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10일 기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444명으로 6일 만에 다시 400명대로 돌아서며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부천 종교단체와 보습학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43명 더 발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설 연휴는 이번 3차 유행을 끝낼 수도 있고 다시 살아날 수도 있는 중대한 갈림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의 고비 고비마다 항상 그래왔듯 이번에도 국민 여러분이 방역의 주인공”이라며 “국민 한분 한분의 참여와 협조로 안전한 명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은 예정대로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민생 대책 마련에 불을 붙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설 연휴 이후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 논의를 시작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은 보편과 선별지원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라며 "3월을 넘기지 않고 시행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의 고층에 대해 정부도 엄중히 인식하고 있어 더 두터운 지원, 사각지대 보강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선별지원의 뜻을 밝혔다.

당정청은 어제(9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시급하게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올해 1차 추경을 준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설 연휴가 끝나면 추경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