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사퇴해야" vs "생떼탕" 오세훈 생태탕집 진실공방 '점입가경'

2021-04-05     최종원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005년 6월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 측량을 마치고 생태탕집을 방문했다는 식당 주인 A씨의 증언에 따라 여야 간 진실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식당 주인의 아들인 B씨도 오 후보가 자기 가게에 왔었다고 밝히면서 점입가경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 후보의 거짓말을 밝히고, 자신의 약속처럼 사퇴하라는 요구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조작된 일이라며 흑색선전을 중단하라고 일축했다. B씨는 오늘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기로 했으나, 신분 노출에 따른 보복이 두려워 회견을 취소했다고 알려졌다.

내곡동에서 '안골 식당'을 운영했다는 A씨는 지난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오셨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나이가 좀 드신 분이 한 분 계셨고, 오 후보가 잘생기셔서 눈에 띄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5년 6월 자신의 식당에서 오 후보가 생태탕을 먹었다"며 "점심 시간이 넘었으니까 1시 반에서 2시 사이"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B씨 역시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이 캐주얼 로퍼였다"면서 "상당히 멋진 구두는 페라가모였다"고 증언을 보탰다. B씨는 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도 “내가 어머니를 설득해 오 후보가 생태탕을 먹으러 왔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혔는데 있는 사실을 말해도 마치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은 지금 상황에 화가 난다”며 “내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명명백백히 사실을 밝히겠다. 신용카드 단말기를 업체로 가지고 가서 결제 내역까지 모두 받아오겠다”고 말했다.

B씨가 예고한 기자회견은 당일인 오늘 전격 취소됐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날 한 매체를 통해 “생태탕집 사장 아드님과 (오 후보 처가 땅) 경작인 김 선생님이 오세훈 후보가 하도 거짓말을 하니 기자들 앞에서 밝힌다고 하셨는데, 하도 악플(악성 리플)에 시달리고 국민의힘 쪽에서 공격을 해서 신분 노출 시 해코지가 두려워졌다며 기자회견 취소를 아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를 향해 재차 “(내곡동 투기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말했다. 진 본부장은 이날 “중대 결심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오 후보의 입장 표명”이라며 “오 후보는 자신의 이해충돌 의혹과 거짓말에 대해 솔직하게 사죄하고, 자신의 공언처럼 사퇴하라는 요구에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곡동 식당 주인은 평범한 일반 국민이다. 일반 국민과 오세훈 중에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라고 물은 뒤 "저는 생태탕 식당 주인의 증언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분이 무슨 이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나"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오세훈이 생태탕을 먹고갔다는 식당 주인의 증언을 안주거리로 삼아 생떼탕을 끓이느니 어쩌니 떼거지로 생떼를 쓰고 있다"면서 "식당 주인에 대한 모욕을 일삼고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도 적었다.

국민의힘은 논란의 가치도 없는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B씨의 기자회견 소식은) 그건 이미 다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라며 "남은 이틀간 특별한 변수가 있을 수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은 네거티브 전략만 쓰는데 대한민국 유권자가 그런데 속을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라며 “유권자 수준이 높기 때문에 과거 서울 선거를 보면 서울 유권자 투표로 (우리나라가) 오늘날까지 발전된 것이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16년 전 일을 어떻게 그렇게 상세히 기억하며, (다른 사람이) 무슨 옷을 입었고 신발을 신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라고 되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재미난 골에 범 난다(재미있다고 위험한 일을 계속하면 화를 입는다)'는 말이 있다"라며 "박 후보도 아무리 급하더라도 이런 것(흑색선전)은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 후보는 오늘 마지막 TV토론이 예정돼 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하는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부동산 문제 등을 놓고 격돌할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