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 도약코자 하는 포스코의 비상 원동력은?

최정우 회장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정립 기업시민 실천 위해 조직신설 등 심혈 기울여...성과물 ‘착착’ 현대제철과 ‘철강상생협력펀드’‧벤처투자조합 ‘IMP 1호 펀드’조성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 건립‧저출산 해법 제시 등 섬세한 실천

2021-04-07     임준혁 기자
포스코

지난 달 연임에 성공한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포스코의 원대한 계획에 아름다운 동행을 할 것이란 관측이 최근 속속 나오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4월 ‘2019 기업시민 보고서’를 통해 “기업시민이란 ‘기업이 경제 활동의 주체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현대사회 시민처럼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포스코는 일상과 업무에서 기업시민을 실천함으로써 체질화하고 이를 포스코 고유의 문화로 승화시켜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발전해 가고자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동반성장을 비롯해 ▲저출산 해법 롤모델 제시 ▲청년 취·창업 지원 ▲벤처 플랫폼 구축 ▲글로벌 모범시민 등 대표 사업을 통해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2020년 7월 28일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2주년, 기업시민헌장 제정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 실천가이드(CCMS)’란 제목의 책자를 발간했다.

기업시민 실천가이드는 포스코그룹 임직원의 기업시민 실천을 돕기 위한 안내서로 회사 업무 분야별로 기업시민 미션, 사례, 배경, 가이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8년 7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언하고 1년 뒤인 2019년 7월 기업시민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인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다”며 “헌장 선포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이라는 목적지로 안내할 지도로 기업시민 실천가이드를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20년 상반기 기업시민 전략회의’를 통해 이 가이드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하자마자 ‘With 포스코’를 새 비전으로 제시하며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다. 기업도 시민의 일원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다.

최 회장은 포스코가 2000년 민영화한 뒤 사회적 책임 강화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첫 인물로 꼽힌다. 회장 후보 하마평에 올랐을 때부터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논란을 계속 겪으면서 느낀 고민이 담긴 것으로 평가됐다.

포스코가 오랜 기간 각종 정경유착과 비리 논란에 시달려온 만큼 시민사회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 회복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최 회장은 취임 이후 기업시민 활동을 강화하고 지원하기 위한 조직을 다수 만들고 힘을 실었다.

우선 ‘기업시민위원회’와 '기업시민실’을 신설했고 지역사회와 상생성장을 추구하는 ‘산학연협력실’과 ‘창업인큐베이팅 스쿨’, 고객의 제안을 최고경영층에 직접 전달하는 ‘마케팅 혁신위원회’ 등을 출범시켰다.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가 주관하는 기업설명회, 전자투표제 등도 도입했고 작년 초에는 국민들의 기업시민 이해를 돕기 위한 별도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우선 포스코는 동반성장 활동을 통해 산업 내 건전한 거래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벤처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8년 최 회장이 취임한 이래 포스코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투영해 기존 동반성장 활동에 더해 협력사를 포함한 산업계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기업시민 동반성장’ 활동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포스코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발표하는 ‘2019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에 선정됐다. 동반성장 ‘7대 대표 프로그램’을 그룹사에도 전파하며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적극 실천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포스코

포스코 동반성장의 7대 대표 프로그램은 ▲개방형 소싱 ▲제값 제때 주기 ▲성과공유제 ▲포스코형 생산성 혁신 ▲혁신성장지원단 ▲포유드림 잡매칭 ▲기업시민 프렌즈 등이다.

최근에는 ‘Change Up Together’라는 동반성장 브랜드를 정립하고 7대 대표 프로그램을 포함해 총 33개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업계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지난해 6월 현대제철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철강상생협력펀드’를 조성했다. 시중 대비 1.05%포인트(p) 낮은 대출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을 주고 있다. (포스코는)미거래업체를 포함한 기업들이 이 펀드를 통해 긴급한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펀드 투자로 구성되는 ‘포스코 벤처플랫폼’ 구축을 통해 100년 기업을 향한 신성장사업 발굴 기반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벤처플랫폼은 유망한 벤처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투자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조성된 'IMP'다.

지난해 9월 창업기획자가 결성한 국내 최초 벤처투자조합인 ‘IMP(Idea Market Place) 1호 펀드’를 조성했다. 당시 조성된 펀드는 투자자의 자율성과 벤처 생태계 확대를 위해 시행된 '벤처투자법'에 따라 창업기획자에게 벤처투자조합 등록을 허용한 이후 나온 첫 사례다. 창업기획자가 개인투자조합이 아닌 벤처투자조합으로 결성할 경우 법인 출자자 모집이 용이해지고 투자 자율성이 확대돼 다양한 벤처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IMP 1호 펀드’는 포스코 고유의 벤처기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서 선발된 벤처기업들을 위한 전용 펀드로 총 51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펀드운용은 벤처기업의 투자·육성 및 후속투자 유치 등에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국내 최고 수준의 창업기획자인 포스텍홀딩스가 맡았다.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 공모한 벤처기업들의 선발, 보육, 멘토링 등에 참여하고 있는 포스텍홀딩스가 투자까지 일원화해 관리할 수 있게 돼 벤처기업들의 성장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포스텍이 보유한 기술과 연구장비를 지원하고 인큐베이팅센터인 서울 체인지업 그라운드 등에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등 벤처기업들의 중장기적 성장을 지원하고 유망벤처기업은 포스코그룹으로 편입해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사내에서도 벤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포스코는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미래 신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도입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포벤처스’ 2기 6개 팀을 지난해 말 출범시켰다.

선발된 사내벤처팀은 최대 1년간 인큐베이팅을 거친 후 창업 여부가 결정되며, 인큐베이팅 기간 동안에는 사무공간, 마케팅을 위한 지원금 및 멘토링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포벤처스’ 1기를 통해 선발된 12개 팀 중 7개 팀이 1년 만에 창업에 성공하는 등 50% 이상 높은 창업률을 나타내고 있다.

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 운영도 더불어 사는 기업시민 이념의 또다른 결과물이다.

포스코는 그룹사와 협력사 직원 자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도 상생협력 기반 구축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건립 전에 포스코는 포항, 광양 주택단지 내 포스코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2개소를 각각 운영해왔다. 하지만 2018년 7월 28일 취임한 최 회장의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현을 위해 2019년 4월 근로복지공단과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포스코는 물론 그룹사, 협력사 직원 자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이 건립됐다.

포스코 본사 옆에 건립한 ‘포스코 동촌어린이집’은 아이들이 늘 자연을 느끼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게 2층 높이의 실내정원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실내에서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 천창을 둬 어린이집 곳곳에 햇살을 가득 담을 수 있게 했다.

광양제철소 주택단지에 건립한 ‘포스코 금당어린이집’은 나무를 활용한 숲속 놀이터, 계절별 이벤트가 가능한 옥상놀이터 등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설계했고, 반응형 디지털 모션월을 설치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놀이 환경을 조성했다.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은 현재 포항에 47개, 광양 38개 협력사를 대상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과 기존 어린이집 외에 작년 3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그룹사와 협력사, 입주사 자녀들도 이용할 수 있는 제2어린이집을 새롭게 단장했다. 아울러 직원들의 출산장려 및 육아기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동년 7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최 회장이 취임과 함께 정립한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성과물이 이처럼 차근차근 나타나면서 올해와 향후 있을 또 다른 결과물들에 어떤 것들이 추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