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공사 중단 시사했던 오세훈 "유턴 안 해"... 내친김에 육조거리 복원

2021-04-27     최정미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중단을 시사했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오전 오 시장은 온·오프라인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미 34% 공정이 진행되었고, 2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유턴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겠다"며 "역사성과 완성도를 더 높여 광장사업을 조속히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역사성'이란 광장 재구조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이뤄진 문화재 발굴 작업을 가리킨다. 조선시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으로 펼쳐진 육조(六曹)거리 일부 복원도 시사했다. 육조거리란 조선시대 6개 중앙관청(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이 있던 광화문 앞 대로다. 육조거리로 이어지는 월대(月臺) 복원도 추진된다. 월대란 궁궐 정전 등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이다. 2005년 문화재청 발간 '경복궁 광화문 원위치 복원 및 주변 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육조거리를 향해 뻗은 광화문 월대는 길이가 52m, 폭은 29.5m로 사직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 시장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의 복원은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에 역사성 복원 의미가 더해지면서 설계 변경에 따른 완공 시점은 뒤로 늦춰진다. 애초 오는 10월로 예정됐던 완공이 1∼2개월 늦어진다. 특히 겨울에 가로수 등 나무를 심으면 뿌리를 내리기 어려워 내년 봄까지 공사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서울시는 교통 흐름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월대를 복원하면 광화문 앞 율곡로를 따라 약 50m 길이로 유선형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구간이 생긴다. 오 시장은 "(볼록 구간은) 광화문 바로 앞에만 해당하며, 율곡로의 차량 흐름에는 지장이 없으리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정협 전 시장 권한대행은 광화문광장을 중앙이 아닌 서편 도로를 없애 확장하는 재구조화 사업 착수를 지시했다. 4월 말 현재 광장 동쪽(주한 미국대사관 앞) 세종대로 차도를 조금 넓히는 1단계 공사를 완료한 상태다. 지난 3월부터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로 차도를 폐쇄하고 이쪽을 기존 광장 외연부로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다. 오 시장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 전 "광장이 중앙이 아닌 편측에 있어야 한다는 건축가의 고집뿐"이라며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재구조화 작업 기틀을 짠 승효상 동아대 석좌교수를 비판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