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부담률,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약 2배”

2021-05-10     임준혁 기자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세금 부담률이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GAFA’의 약 2배에 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18~2020년 세계 5만7000여개 기업의 세금 부담률을 분석했다. 재무제표에서 법인세·사업 관련 세금 등의 항목을 세전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이 결과, 삼성전자의 평균 법인세 부담률은 27.8%로 GAFA(15.4%)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같은 기준으로 일본 도요타의 법인세 부담률은 24.8%였고, 독일 지멘스는 24.7%, 스위스 네슬레는 23.8%였다. 글로벌 평균은 25.1%로 조사됐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법인세를 인하한 반면, 한국은 법인세율을 27.5%까지 점차 올린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AFA 기업들은 본사가 있는 미국의 세율이 낮고, 지역 본부를 세율이 낮은 곳에 둔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예를 들어 구글·애플·페이스북은 법인세율이 12.5%인 아이슬란드에 유럽 거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평균 세금 부담률은 25.1%로 조사됐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20.7%, 유럽은 29%, 아시아는 27.3%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간한 ‘OECD 회원국의 세제개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인하한 국가는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8개국이었다. 그리스 등 4개국이었던 전년보다 두 배 늘었다.

반면 2017년 이후 유일하게 법인세를 올린 한국의 세율은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았다. 201121위에서 순위가 껑충 뛰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프랑스(32.0%)와 독일(29.9%), 일본(29.7%), 이탈리아(27.8%) 등의 법인세율은 한국보다 높다.

하지만 프랑스는 2022년까지 법인세 유효세율을 25%로 추가 인하할 계획이다. 이탈리아는 세율을 낮추지 않았지만 감가상각, 연구개발(R&D) 조세 지원 등 제도를 개편해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줄여줬다.

독일과 미국은 감가상각 특례를 확대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20개국이 세율 인하를 비롯해 각종 법인세 조세특례를 도입, 법인세 부담을 낮춘 것으로 분류됐다. 일본과 독일의 세율이 한국보다 높은데도 도요타와 지멘스 등 대표 기업의 세금부담률이 삼성전자보다 낮은 것은 이런 혜택 덕분으로 분석된다.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인 결과 국내총생산(GDP)에서 법인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미국의 법인세 수입 비중은 1990년 이후 2%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2019년 1% 이하로 급락했다. 영국은 3% 미만, 이탈리아는 2% 미만으로 떨어졌다.

한국의 상황은 반대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0OECD 세수편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조세 수입 중 법인세 비중은 15.7%였다. OECD 평균(10%)보다 1.5배 높다. 국내 기업의 경쟁 업체가 몰려 있는 미국(4.1%)과 독일(5.6%)에 비하면 세 배가량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