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통금해제 스페인…마스크 안쓴 인파 쏟아져

2021-05-10     뉴스2팀

스페인 중앙정부가 발동한 국가경계령이 반년 만에 해제된 9일(현지시간) 자정 스페인 도심 곳곳에는 축제가 열렸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 광장과 거리는 마스크를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이 한데 섞여 음주와 가무를 즐기는 무대가 됐다.

마치 새해 전야제처럼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모인 군중은 시곗바늘이 0시를 가리키는 순간 환호성을 내지르며 손뼉을 쳤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거리로 쏟아져나온 수백명의 군중은 "자유다!"라고 외치면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폭죽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오후 10시부터 통행을 금지했던 바르셀로나에서는 경찰이 해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정이 지나 다시 오라고 안내하는 광경이 그려졌다.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망령이 스페인을 맴돌고 있지만, 사람들은 반년 만에 느슨해진 족쇄가 주는 자유를 만끽하느라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6세 이하의 어린이와 건강상 일부 예외자, 또 운동 중일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의무 사항이지만 이날 거리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어울려 노는 시민이 모습도 다수 목격됐다.

특히 SNS 등에 마스크 없이 밤새 모여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퍼져나가자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자제'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길거리에서 술 파티를 벌이는 게 자유가 아니다"라며 "팬데믹은 다시 한번 우리에게 통합의 가치를 보여줬다. 바이러스에 맞선 우리의 공통된 행동이 핵심 열쇠가 됐고, 우리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도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가 하원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10월 발효한 국가경계령은 각 지방자치정부에 야간통행금지, 지역 간 이동제한과 같은 제한조치를 내릴 권한을 줬다.

국가경계령이 사라지더라도 자치주별로 제한조치를 발령할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일간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총 17개 스페인 자치주 중에서 발레아레스 제도, 카나리아 제도, 나바라, 발렌시아 등 4개 광역주만이 통금 조치를 유지할 계획이다.

바스크 주도 통금을 이어가길 원했으나 지방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이 밝힌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56만7408명으로 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7만8792명으로 세계 10위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스페인에서는 4700만 인구 가운데 1320만명이 1회 접종을 했고, 약 600만명은 2회 접종을 완료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