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탈레반 지도자, 톈진서 中 외교부장 만나"

2021-07-28     강혜원 기자
왕이(王毅)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지도자가 중국을 찾아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철군에 나서면서 내전이 격화한 아프가니스탄이 중국의 위협 요소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 부지도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이 이날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해 왕 부장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탈레반이 바다크샨과 칸다하르에서 핵심 지역을 장악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뉴델리에서 진행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인도 관리들 간 논의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중국 문제가 중점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탈레반이 중국 신장(新疆)과 국경을 맞댄 지역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의 절반가량을 장악했으며, 미국이 아프간 정부군을 지원하며 자신들을 향해 잇따라 공습을 펼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하면서 정부군 등과의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부터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하자 정부군 장악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나가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군이 8월말까지 완전히 철군하면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이 중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CMP는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철수를 면밀히 주시해 왔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SCMP에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내부 분쟁은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해결해야 하며,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과거 신장 위구르 반군을 지원했으나 현재는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9년에도 9명의 탈레반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아프가니스탄 특사 덩시쥔을 만난 바 있다.

중국 북서대학 옌웨이 교수는 탈레반과 중국 모두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정권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아프가니스탄 안보와 정치적 발전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세력"이라며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테러조직을 억제할 수 있으며 그런 탈레반의 역량은 중국의 안보와 역내 안보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